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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日沒)

by 짧아진 텔로미어

일몰(日沒)


해가 장(水葬)된다.

빛이 검붉게 통곡하고

섬은 제 얼굴을 잃어가는데


바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파도만 남아서

제 몸을 부수며 돌아온다.


누군가는 저녁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끝이라 부르는데


나는 그냥 본다.

보는 동안

모든 것이 조금씩 멀어진다.



* 변산반도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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