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발명-이영광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
번개 같은 속도로
절박하게 발명되어야 하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절망적인 순간, '사랑'이 마치 생존을 위한 발명이 되는,
누군가의 삶의 벼랑 끝에서 창조해내야만 하는 이 사랑은 분명
진부하게 소모되는
부모와 자식간의
연인 사이의
친구 사이의 사랑과는 다른 부품으로 조립되었을 것 같다.
시인은 그 사랑을 발명해서 어떤 방식으로 건네주었을까?
일차원적인 사고에 머무는 나로서는
소주잔 부딪치기
어깨 두드려주기...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사랑에 만료기한 없는 특허권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