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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won LEE Aug 18. 2022

정리

폴더 정리. 마음 정리

실적 관리

2년 전부터 파트 담당과 더불어 팀의 실적을 관리하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바이어들이 단가를 조정하여 실제 성과를 낸 부분과 앞으로의 계획이 올바르게 시스템에 입력되었는지 확인하고, 팀에 할당된 Target (목표) 대비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를 정리한다. 본부 차원에서 매달 본부장님께 보고가 되기에 준비되는 자료도 많다. 그리고 숫자들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많은 시간과 신경이 쓰인다.


처음 이 일을 맡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실수를 꽤 했었다. 이전 담당자가 일을 맡은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인수인계를 받았었는데, 담당자가 관련 일을 잘 모르고 있어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매달 본부장님께 보고를 할 때는 팀별로 하지 않고, OP (Operation. 팀보다 큰 단위) 단위로 취합을 해서 보고를 하는데, 처음 이 일을 맡은 달에 OP 취합도 함께 담당하게 되었다. 팀 정리만 해도 버거운데 OP까지 맡다 보니 자료끼리 숫자가 맞지 않고 정리가 안되었다. 이번 달까지 어느 만큼 절감을 했는지와 앞으로 예상되는 효과를 발표하면서 이슈와 문제점들을 보고하고 그에 따라 지시를 받아야 되는데 자료가 틀리니까 원활한 보고가 될 수 없었다. 숫자가 맞지 않는 데이터를 신뢰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파트 일로 메일은 계속 들어오고 처리해야 될 일은 점점 쌓여가는데, 새로 맡게 된 이 일이 가중이 되어 힘겨운 시간을 보내었다. 돈과 관련된 숫자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1원 단위도 틀려서는 안 되었다. 그런데 참조해야 될 자료가 너무 많다 보니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


폴더 정리

어떻게 하면 일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폴더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그 전까지도 폴더를 그룹별로 묶어서 관리를 하고는 있었지만 체계적으로 정리하지는 못했다. 일을 하다 보면 잘 모르는 내용의 일들이 회신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는 지금 하고 있는 다른 일이 있고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임의의 폴더에 전부 보관을 해두었다. 그런데 한 주, 두 주만 시간이 지나도 그 자료들이 쌓여서 어떤 이슈에 대한 것이었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자료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찾기가 어려웠다.)

모든 자료는 성격대로 구분하여 그룹별로 폴더 안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자료에 대해 이해한 후 폴더 이름을 지정하여 정리하기 시작했다. (특히 폴더 이름에 번호를 지정하면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고 있는 일이 급한 경우에는 메일에 별도 표기를 해놓고, 마친 후에 찬찬히 살펴보았다. 이렇게 하면서 좋았던 점은 폴더뿐만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도 자료 정리가 체계적으로 된 것이었다. 여러 데이터들이 연관성을 가지며 기억이 되고, 어떤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빠르게 생각할 수 있었다. 정확한 데이터 값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어느 폴더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지 기억을 하기 때문에 금방 관련 내용을 찾아서 일을 처리해 나갈 수 있었다. 진작 왜 이렇게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일의 효율성이 정말 많이 올랐다. 정리 작업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음 정리

첫째 아이는 장난감 정리를 잘하지 않는다. 사실 정리하기가 조금 어렵긴 하다. 사촌 형들로부터 물려받은 장난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큰 통으로 10개가 된다. 오래된 장난감도 있다 보니 온전한 것들보다는 어딘가 부러지고 고장 난 것들이 더 많다. 이런 와중에 주위에서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이 있다고 하면 받아서 집 한편에 두고 있다. 처음엔 내가 도와주면서 종류별로 장난감을 정리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렇게나 통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장모님, 장인어른과 함께 살고 있기에 집에는 조카들이 자주 찾아온다. 이번 여름에는 미국에 살고 있는 조카들까지 우리 집에 와서 한 달 넘는 시간을 같이 있었다. 어린 조카들만 4명에, 우리 아이들까지 합하면 6명이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이러면 도저히 정리할 수가 없다. 정리를 위해선 먼저 불필요한 것들을 버려야 하는데, 장모님과 아내의 의견이 달라 그대로 두고 있다. (그래서 정리가 안된다...)


정리를 하려면 버릴 것은 버리면서 동시에 그 의미대로 보관을 해야 한다. 그러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집을 잘 정리하면 내부 크기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고, 컴퓨터 폴더 정리는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킨다. 그러면 마음을 정리해보면 어떨까?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들을 하는데 그중에 쓸만하고 도움이 되는 것들은 거의 없다. 그런데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지 않고 전부 한 곳에 쌓아두면 사고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심하면 우울증, 공황 장애와 같은 정신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서 혼란스럽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필요 없는 생각, 나를 해롭게 만드는 생각들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내 마음을 하나씩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이건 집을 정리하는 것이나 컴퓨터 폴더를 정리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안돼' '짜증 나' '괴로워'. 나는 자주 부정적인 생각 속에 파묻혀 살았었다. 그런데 마음을 정리하고 나서부터 처한 형편은 똑같은데, 내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바라보는 것도 달라졌다. 짜증과 불평, 자괴감, 좌절이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는데, 마음을 정리하면서부터 소망과 감사, 기쁨이 마음에 차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마음을 정리하는 일임을 많이 느끼고 있다.



혹시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에 많이 있다면 지금부터 그 생각들을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필요 없는 것들은 한 곳에 모아 버리고, 좋고 가치 있는 것들은 차곡차곡 잘 보관해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새 달라진 내 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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