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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won LEE Sep 01. 2022

회사에서 첫 운전

부장님은 운전, 나는 옆 자리

운전 면허증 취득

나는 고등학생 때 수능 시험을 마치고 곧바로 자동차 운전학원에 등록했고, 큰 어려움 없이 1종 보통 면허증을 취득하였다. 그 후 운전할 일이 생기지 않아서 신분증으로만 사용해 왔다. 취업을 하고 나서도 운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면 어디든 편하게 다닐 수 있었고, 새벽 1시에도 광역버스가 운행되어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던 중 사수와 함께 출장을 가게 되었다.


운전면허증을 따고 나서 딱 한번 어머니 차를 몰아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날 골목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긁었다.) 사수에게는 운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수는 부장님이고 나는 신입사원인데 운전을 못 하니까 옆에서 앉아 가겠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1종 면허증이 있으면 오토기어 차는 범퍼카처럼 쉽게 운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얼마든지 할 수 없는(?) 차량 배차 (排次)

차를 탔는데 '시동을 어떻게 걸지...?' 싶었다. 어떻게 해서 무사히 시동을 걸고 연구동 입구로 와서 사수를 태웠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출발을 했는데 갑자기 차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사수는 운전 조심히 하라고 하며 크게 개의치 않고 휴대폰으로 통화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수는 내가 운전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10분쯤 가다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길을 잘못 들었다. 그러자 사수가 옆에 차를 세우고 내리라고 했다. 길을 잘못 들어서 내리라고 했다기보다는 이미 그전부터 불안해했던 것 같다. 그렇게 부장님인 사수가 운전을 하고 나는 옆에 앉아서 갔다. 앉아 있는데 너무 불편했다. 졸리는데 졸 수가 없었다.


그 후부터 출장 갈 일이 많이 생겼지만 운전을 못하는 것을 회사에서 알기에 차량 배차 (排次)를 신청할 수 없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협력사를 방문하거나, 같이 가는 직원 또는 협력사 직원과 시간을 맞추어 차를 얻어 타고 갔다. 완성차 회사이기에 배차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음에도 운전을 못하니까 아무 쓸모가 없었다. 가끔 집에 가서 부모님 차를 몰아보며 연습해 보려 해도 잘 되지 않았다. 드문드문 운전해보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 차가 있어야 운전이 될 것 같았다.


첫 차, 나의 편리한 도구

회사 차를 살 때 직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당시에 나는 16% 정도 할인을 받았던 것 같다. 제일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차를 사기로 했다. 옆에 선배들은 조금만 기다리면 신차가 나오는데 그걸 사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내 눈엔 이 차는 충분히 나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선배들 말을 들었어야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회사 근처 대리점에서 차가 준비되었으니 가지러 오라는 연락을 해왔다. 팀장님이 출장 가는 길에 그곳까지 데려다주었다. 차를 인수받고 시동을 걸었다. 회사까지 운전해서 가야 하는데 무척 떨렸다. 어떻게 운전해서 갔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다행히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차를 살 때 후방 카메라 옵션을 선택했었는데 그 이유는 카메라가 없으면 주차를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한 동안 전방 주차를 하지 못했다.) 좌우 옆도 살피며 주차를 해야 하지만 카메라만 보면서 주차를 했다. 다음날 출근할 때는 길을 잘못 들어 지각을 했다. 그러고 다음날 주말이 되었다.


당시 공부를 하고 있던 교육원에서 행사가 있어 인천으로 가야 했다. 교육을 듣는 동생과 함께 차를 타고 출발했다. (동생은 내가 운전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출발하자마자 신호등을 못 봐서 큰일 날 뻔했다. 동생은 조수석에 앉아 있었지만 같이 운전을 해야 했다. 나는 앞을 보고 동생은 내비게이션과 좌우를 살피면서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겨우 도착하고 교육을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꽤 긴장되는 하루였다.

이제는 운전이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운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갔다 오고 난 이후엔 운전하는 게 많이 익숙해졌다. 액셀을 밟는 것도 자연스러워지고 좌우를 살피는 것도 어색하지 않았다. 힘들지만 한번 그렇게 갔다 오고 나니 운전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근래는 아내에게 운전 연습을 해주고 있다. 면허증을 취득한 지 4년 정도 된 것 같다. 아내가 운전을 잘하게 되어 명절 때 같이 운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취업하기 전에 익혀 두면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엑셀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면 어느 부서를 가더라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참 좋습니다. 출장을 갈 때 기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보다는 차를 운전해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ps. 운전을 하기 전에는 대중교통으로도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운전을 하고 나면서부터는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어려운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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