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 (有形)이든 무형 (無形)이든 모든 물건에는 제조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판매가가 있습니다. 제조가와 판매가 사이에는 몇 항목의 비용들이 존재합니다. 이 비용들 중에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마진 (Margin, 이익)과 물류비가 있습니다.
경쟁력이 있는 판매가는 매출을 증대시키고 이익을 불러일으킵니다. 보통은 제조가를 낮추고 판매 수량을 늘리면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리는 적정한 마진과 최적화된 물류비가 더해지는 조건 하에 성립됩니다. 최근에 이러한 전제 조건이 흔들리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한국에서 차량을 최종 생산하여 해외로 수출할 경우 해상 운송비가 더해집니다. 작년 초에는 차량 한 대당 부과되는 해상 운송비는 $500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 비용이 $1,000~1,500으로 증가되었습니다. 여기서 하나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완성차 회사들은 여러 나라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각 공장에서 동일한 차량을 생산할 수도 있고, 다른 차량을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 차원에선 이러한 차량들을 판매할 경우 남는 이익을 고려해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것입니다.
A라는 차종이 한국에서 생산되고 B라는 차종이 스페인에서 생산된다고 해보겠습니다. 판매 지역은 A, B 두 차종 모두 유럽이며, B 세그먼트 (현대 베뉴, 르노코리아 XM3가 해당됩니다.)에 속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즉 두 차종이 회사 내의 경쟁 차량에 해당됩니다. 그럼 작년 초에는 한국에서 생산된 A 차량의 제조가에 $500의 해상 운송비가 더해져 유럽에 판매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1,500의 운송비가 더해지기 때문에 영업 이익이 낮아지거나 또는 판매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익이 낮아진다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판매 수를 줄이고 경쟁 차량인 B 차종의 판매에 더 집중할 수도 있음을 뜻합니다. 아니면 판매가를 올려야 하는데 이도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결부되어 쉽게 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떠한 경우에든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A 차종의 경쟁력 재고 (再考)를 위해 물류비 협상이 절실히 요구될 수 있습니다.
아마 차량 한 대의 제조가가 얼마 정도다 라는 것을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얼마의 이익이 남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려우나 해당 제조사의 판매 실적과 매출액과의 상관관계를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백만 원 단위는 되겠죠?) 그런데 해상 운송비가 $1,000 추가된다면 꽤 무시 못할 수준이 됩니다.
이제는 많은 사업군이 글로벌화되었습니다. 꼭 무형의 물건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닙니다. 좀 더 경쟁력 있는 품질과 단가를 갖추고 있는 곳에서 더 많이 생산하고 투자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본사가 속한 국가의 존재가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더 이상 한 국가에 회사에 속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기에 이러한 것들은 점점 영향력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동생은 이베이에서 판매자로 등록을 하여 한국에서 물건을 포장하여 해외로 판매하고 있습니다.(특히 북미와 중미로 많이 보냅니다.) 이게 돈이 될까 싶었지만 제 생각보다 꽤 버는 것 같았습니다. 한류의 영향 아래 인기 상품들을 찾아 시즌 별로 달리 판매를 합니다. 만족도 관리를 위해 밤에도 (시차로 인해) 일을 자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동생에게도 해상 운송비 상승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에 분명 작년보다 힘든 상황이 되었을 것입니다.
글로벌화는 판매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지만, 구매자들 간에도 네트워킹이 형성됨으로써 똑똑한 소비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몇 번의 클릭을 통해 동일한 제품을 어디서 사면 가장 싸게 살 수 있을지 쉽게 알 수 있게 되었지요.
위에서 언급한 해상 운송비는 사실 컨트롤하기 어렵습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도 말이지요. 그래서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특별한' 상품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남과 다르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물건에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물건뿐만 아니라 경험도 해당됩니다.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들 찾는 것 같습니다.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에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마음이란 부정적인 생각을 잘 정리함을 의미할 것이고요. 그런데 통상 90% 이상의 생각이 부정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추기 위해서 생각들을 잘 '고치는 것'이 아니라 '버리고 부인 (否認)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예 새로운 것을 외부로부터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많은 분들에게 그리고 제게도 이러한 자세가 세워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