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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won LEE Nov 08. 2023

경쟁력 있는 협력사 찾기

판넬 관리

자동차를 구성하는 수많은 부품들 중에서 자체 생산되는 파트 (MIP, Made In Plant)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협력사로부터 구매됩니다. 협력사들은 파트 공급 레벨에 따라 Tier1, Tier2, Tier3... 등으로 나뉩니다. Tier1은 완성차 회사에 납품하는 협력사를 가리키고, Tier2는 Tier1 회사에 구성품을 납품하는 회사를 가리킵니다. Tier3, Tier4, … TierN은 이러한 정의에 따라 구분됩니다.


완성차 업체는 Tier1과 계약을 맺지, TierN과는 직접적으로 맺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계약 내용에 대해 관여해선 안됩니다. (하지만 몇몇 경우에 한하여 Tier2와 직접적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맵 계약을 맺어 Tier1의 헤드 유닛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든지 또는 브래킷류를 따로 계약을 맺어 사급을 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좋은 품질에 적정한 단가로 파트를 생산하는, 그러면서도 회사의 비전이 세워져 있고 재무 상태가 건실한 'Tier1 협력사'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협력사들을 모아서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판넬 관리 (Panel Management)라고 합니다.


즉, 판넬에 등록된 협력사들만 RFI (Request for Intention), RFQ (Request for Quotation)를 받아서 견적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판넬에 등록되기 위해선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한 마디로 말하면 QCDDM (Quality Cost Delivery Development Management)을 만족해야 합니다.


가장 우선되는 항목이 Quality, 즉 품질인데요, 이 품질을 평가하기 위해서 '공장 수행 능력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공장 수행 능력 평가는 해당 공장을 방문하여 평가를 하는데, 문서 검증과 현장 검증으로 나누어집니다. 문서검증은 각 생산 라인 별로 프로세스 기준서가 구비되어 있는지 체크합니다. 그리고 불량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대책안도 검토합니다. 일반적으로 ISO9001 (경영관리), ISO14001 (환경경영시스템) 승인을 받았는지도 확인합니다. 문서 검증 후에는 현장 검증을 시행합니다. 생산 라인에 대한 기본 원칙, 3정 5S (3정은 정위치, 정품, 정량을, 5S는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를 뜻합니다)가 지켜지는지, 파트의 특성에 따라 항온항습 그리고 미세먼지 관리 등에 대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검증을 거쳐 통과되면 승인서가 발행됩니다. 이 인증서가 Tier1이 되기 위한 기본 문서가 됩니다.


다음으로 Cost, 단가에 대한 승인이 필요합니다. 단가는 소싱 (Sourcing, 수주) 단계에서 RFI 및 RFQ 단계를 거쳐서 자세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판넬에 등록하는 과정에선 바이어의 판단과 의지로 승인할 수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협력사를 판넬로 등록하기 위해 바이어가 진행하는 건이기에 해당 협력사를 제안하는 타당한 사유만 갖추고 있으면 됩니다. 이는 보통 회사의 이력을 보고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Delivery, 즉 유통 능력 평가입니다. 이 부분도 판넬 등록 과정에 있어서 세밀하게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평가 내용으로 공장의 위치 및 양산품과 AS품에 대한 리드 타임 (Leadtime, 발주 후 납품을 받기까지의 소요 기간)을 체크하며, 이 부분은 RFQ 단계에서 구체화됩니다.


네 번째로 Development, 개발 항목입니다. 이 단계도 판넬로 등록하는 데 있어서 엄격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RFQ 단계에 파트 도면이 발행되고, 그 도면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그대로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도면이 나오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는 않겠지요? 다만 회사 이력을 통해 그 능력을 대략적으로 추정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완성차 업체에 유사한 제품을 양산 납입하고 있다면 일반적으로 개발 능력이 있다고 고려합니다.


마지막으로 Management, 외적 요소 관리 평가 항목입니다. 협력사의 재무 건전성, 생산 능력 (Capacity), 그리고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평가 대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판넬 등록 단계에선 각 담당자들이 세부적으로 승인하기보다는 바이어가 *BWISE 사이트를 통해 재무상태를 확인하고 보고하는 것으로 끝냅니다.

BWISE : https://www.b-wise.co.kr/cm/CM0100M000GE.nice


이렇게 다섯 가지 항목에서 모두 승인이 나면 협력사 코드를 얻게 됩니다. 이제 RFI, RFQ를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지요. 이러한 승인 절차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기에 소싱 시기에 닥쳐서 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신규 등록을 진행합니다.


아울러 이런 절차를 거쳐 신규 협력사를 등록하는 과정도 판넬 관리에 속하지만, 기존 협력사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존 협력사에서 앞서 이야기한 다섯 가지 항목에 미달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개선안을 요구하여 대책안을 수립해야 합니다. 만약 안이 수립되지 못하거나 평가 결과가 더 나빠진다면, 즉 위험 군으로 분류된다면 판넬에서 제외시킵니다.


판넬 관리의 주목적 중의 하나는 안정적인 납품을 받기 위함입니다. 어느 한 파트만 생산 및 납품이 제대로 안되어도 생산 라인은 멈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60 UPH (Unit Per Hour, 시간당 생산 수량) 일 경우, 하루 하나의 생산 라인이 멈추면 1,440대 (=60 UPH * 24 H * 1 라인)가 생산이 안 되는 것이고, 차량 판매가를 3천만 원으로 본다면 약 432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합니다. 어마어마하지요…


협력사 관리는 바이어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워크로드 (Work load)는 많이 들지 않지만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봐야 되는 업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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