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산업의 화두는 CASE입니다. Connected, Autonomous driving, Shared, Electric을 의미하는데요, 조금 더 풀어서 보면 먼저 컨넥티드 서비스는 IoT (Internet of Things) 서비스와 클라우드 기술의 통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차와 차 사이의 연결, 차와 다른 사물 (예를 들면 신호등이나 집 또는 사무실의 가전제품)과 연결이 되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 수집 및 저장, 이동이 가능하며 이는 다양한 서비스로 연결됩니다. 클라우드로 실시간 차량 상태 모니터링을 할 수 있고, 스트리밍 서비스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과 통합이 되고, 원격 업그레이드 및 보안 시스템 관리도 가능합니다.
다음으로는 Autonomous driving 기술이 있는데요,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부분은 다른 부분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린 후에 다시 야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어서 Shared는 공유 서비스를 뜻합니다. MaaS (Mobility as a Service, 통합교통서비스)로도 많이 알려진 개념인데요, 집에서부터 목적지까지 모든 교통 서비스가 연결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도 이러한 서비스가 많이 발전하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Electric, 이 부분은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할 것입니다. 바로 전기차입니다. 기존의 내연기관 (ICE, Internal Combustion Engine)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원인 배터티를 기반으로 차량을 구동하는 시스템을 가리킵니다. 테슬라가 딱 연상되지요.
CASE에 대해선 추후 조금씩 더 자세히 다루어 보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시간에는 Autonomous driving, 자율주행 서비스를 단계별로 나누어 알아보겠습니다.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단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손과 눈입니다.
레벨은 0부터 5까지 나누어집니다. 아래 테이블을 보겠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 보았습니다:)
먼저 레벨 0입니다. 60~70년대 차를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오로지 기계적으로만 움직이는 레벨을 가리키며, 운전자를 도와주는 시스템은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기서 센서가 달려서 주차할 때 후방 물체를 감지하여 소리가 나도록 구축된 상태가 레벨 1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차종이라도 트림에 따라 BSW (Blind Spot Warning) 센서의 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제가 타고 다니는 차가 이 단계인데요, 가장 기초적인 어시스턴트 레벨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방 카메라도 이 단계에 속합니다. 처음 나올 때는 참 획기적인 상품이었죠. 운전이 서툰 초보자들은 이 후방카메라의 도움을 톡톡히 보았습니다. 저 또한 지금까지도 이 기능의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미러 만으로는 주차 라인을 잘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다음으로 레벨 2단계는 근래에 양산되어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차들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이 전 단계를 지원형으로 본다면 2단계부터는 부분적 자율주행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앞 차와의 거리를 경고해 주는 DW (Distance Warning), 앞 차와의 충돌을 방지해 주는 AEB (Automatic Emergency Braking), 차선 이탈을 경고해 주는 LDW (Lane Departure Warning),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해 자동으로 하이 빔과 로우 빔을 조절해 주는 AHL (Automatic High Low Beam)이 있습니다. 정말 많지요? 이밖에도 고속도로를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들의 피로를 덜어주는 크루즈 기능이 이 단계에 속합니다. 카메라도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후방뿐만 아니라 양 사방을 보여주는 AVM (Around View Monitor)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위 차량으로 갈수록 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됩니다. 운행 중 충돌의 위협을 감지했을 때 스티어링휠에 토크를 가하여, 즉 핸들을 움직여 피하도록 만들어 주는 EMA (Evasive Maneuver Alert) 기능, 그리고 자동으로 주차를 하는 Auto Parking 기능, 차선을 유지시켜 주는 LKA (Lane Keeping Assist)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이나 역주행 차량, 그리고 인접한 보행자를 감지하여 차량을 안전한 위치로 유도하는 업그레이드된 ELKA (Emergency LKA) 기능 등도 해당됩니다.
그런데 시대가 한번 더 발돋움을 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레벨 3의 시대를 기대하는 시대인데요, 바로 조건적 자율주행 단계입니다.
이때부터는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나타납니다. 바로 Hands Off, 즉 손을 놓아도 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 단계를 가리켜 ‘어떠한 간섭에 대해 요청이 발생하면 운전자는 대응한다’라고 말합니다. 몇 년 전에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여 손을 놓고 운전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었는데요, 아직 완전하지 않은 자율주행 단계입니다. ‘조건적’이라는 말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거지요. 눈은 반드시 뜨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고가 생길지 모르니 전방을 항상 주시하고 있어야 된다는 조건이 따라붙습니다.
이다음 4단계가 많이들 얘기하는 바로 자율주행 단계입니다.
손도 놓고, 눈도 깜아도 되는 그런 꼭 오지 않을 것만 같은,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곧 도래할 것 같은 단계입니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단계입니다.
운전자에게 운행에 관련해서 일절 요청이나 간섭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잠을 푹 자도 되고, 영화를 봐도 되며, 책을 읽어도 됩니다. 정말 멋있죠?
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아직 많은 기술의 진보가 필요합니다. 글로벌 회사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하기엔 넘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매우 정밀하게 차량의 위치를 감지하는 통신 기술의 발달이 필수적이고, 더불어 하나 풀어야 될 중요한 이슈가 있습니다. 사회적, 법적 문제입니다.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가 죽었을 때 책임을 누가 지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완전 자율주행 단계이기에 운전자에게 책임을 씌우기는 비상식적인 걸까요? 해당 기술을 만들고 납품한 회사에서 책임을 져야 할까요? 어찌 됐든 차를 만든 회사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걸까요? 이 문제는 ‘보험’이 해결해 줄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그런데 진짜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아직 명확히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한편에선 완성차 회사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해 놓은 곳도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될 문제입니다.
자 그럼 이러한 4단계를 거쳐 마지막 5단계는 대체 어떤 세상일까요? 한 마디로 표현하면 밀라 요보비치가 멋지게 등장한 영화 ‘제5 원소’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영화에서 사람들은 어느 누구 하나 자신의 차를 갖고 있지 않아 보입니다. 모든 차들은 로봇화 되어 사람이 다니는 길과 완벽히 구분되어 사람과 짐을 이동해 줍니다. 도로가 땅 위에 있지 않고 하늘에, 높은 빌딩 사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자율주행 마지막 5단계를 완벽한 자율주행 단계 또는 로봇 택시 단계로 말합니다. 하늘 위에 만들어진 도로는 이 조건에 따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 단계가 되면 아마 그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 많은 기술의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회사들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말하는 시대이고,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은 독자적인 OS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하는 시대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자동차 시장이 변화할지 잘 알 수 없지만 상상해 보면 흥미진진하고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