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다녀온 나들이
지난 연말에 가족들과 가보고 싶었던 장소는 마곡나루 서울식물원이었어요.
일정을 나름 구체화해서 얘기했지만 각자에게 더 시급한 머릿속 계획들이 많아 보였고 결국 흐지부지 여행지가 돼버렸어요.
집에 두 남자는 대문자 T, 저는 대문자 F.
주제가 식물인 공간이고 그 자체만을 감상하며 힐링하고 감탄해야 하는데 바쁜 연말을 보내는 극현실주의 그들을 설득하며 같이 가자 말하는 건 무리수더라고요.
그렇게 해가 바뀌었고 어느새 1월 중순이 되었어요.
여전히 겨울이라 많이 추운 날씨였지만 시간이 허락되던 날 아침,
더 미뤄서 뭐 하게!
누구를 기다려서 뭐 하게! 하며 나와 손잡고 바로 출발했어요.
1시간도 훨씬 더 걸려서 도착한 서울식물원 온실에 입장하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우와! 오길 잘했다!
역시 내가 좋아할 줄 알았지!
나중에 나중에 하다가 영영 못 갈 수도 있는데, 갈 수 있는 시간과 거리라면 우물쭈물하지 말고 바로 출발하는 게 옳았어요.
최근 드라마 '러브미'에서 유재명 배우가 한 말이 있는데요.
어떤 묘비명에서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글귀를 봤다며 자신의 행복을 더 찾아서 살아야겠다는 대사를 들으며 공감이 많이 됐어요.
아직도 적어둔 '가봐야지 장소' 리스트가 자기 순서만 기다리고 있는데요.
시간과 체력이 허락되는 날 또 부지런히 나를 데리고 다녀와야겠어요.
아래는 서울식물원 온실에서 찍은 풍경 몇 장을 공유합니다.
참 좋더라고요.
식물 고요함 천천히를 추구하는 분께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