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호주오픈테니스대회
요 며칠 사이 연일 최강 한파로 덜덜 떨었는데요. 이럴 때는 그저 동남아나 호주, 뉴질랜드 같은 따뜻한 남쪽나라가 그립죠? 더구나 반팔 티셔츠에 땀 흘리는 야외 운동을 하는 건 상상만으로 기분 좋습니다. 북반구 곳곳이 이렇게 추위와 폭설로 꼼짝 못 하고 덜덜 떨고 있는 사이 남반구 호주에서는 여름 시즌 테니스 대회가 시작됐는데요.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이며 테니스 달력의 새해를 알리는 2026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가 1.18~2.1(단식 결승은 오후 5시경) 일정으로 개막을 알렸습니다. 총상금 1100억 원, 우승상금 41억 원.
이번 대회에서는 후원하는 우리 기업 기아자동차의 이름을 붙인 '기아 아레나'가 생겨 기분이가 좋습니다. 어제 KIA 아레나의 남자 단식 2회전에서는 기아 아레나 최고의 접전이 벌어져 대회를 후끈 달궜는데요. 스탠 바브린카(스위스, 40세)와 아르튀르 헤아(프랑스, 21세) 선수가 4시간 33분의 풀세트 접전에 마지막 5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며 혈투를 벌였습니다. 세트 스코어 4-6, 6-3, 3-6, 7-5, 7-6(10:3).
'바브린카의 라스트 댄스'라고 한 이유는 40세의 바브린카는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했거든요. 귀 뒤로 목주름과 얼굴에도 주름이 보이는 40세의 노장이 예선 3게임을 치르고 온 아들뻘의 21세의 신예와 경기해서 이긴 거죠. 실제로 바브린카의 백핸드 스트로크는 5세트 내내 위력적이었어요.
바브린카는 로저 페더러 이후 백핸드 스트로크를 치는 거의 유일한 선수인데요. 페더러의 백핸드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반면에 바브린카는 거친 듯 힘이 있죠. 관중석에서는 바브린카를 거의 일방적으로 응원하던데 아마도 팬들은 이제 그 멋진 백핸드를 못 보는 아쉬움이 커서 그랬을 거 같아요. 원래 호주 오픈 관중석은 좀 자유분방하긴 했지만 명승부에 프랑스 대 비프랑스로 나뉘어 펄쩍펄쩍 뛰며 난리부르스였네요.
바브린카는 물을 엄청나게 마시고, 타월을 하나 더 요청할 정도로 땀을 흘리며 모든 것을 쏟아부은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신인 헤아를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헤아 선수는 5세트 들어 무릎 통증 때문에 테이핑을 하고 신발끈이 끊어지고 경련이 일어나 뛰지도 못할 상태에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스포츠의 매력은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 도전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바브린카는 조코비치보다도 나이가 많습니다. 은퇴를 선언한 노장입니다. 와일드카드로 겨우 출전했으나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신선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한편 상대 선수인 헤아 선수도 비록 메이저 대회라는 큰 무대에 처음 출전해서 예선전 3게임을 치르느라 경련이 일어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21살의 패기로 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 밖에도 금년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는 감동을 줄 도전이 있습니다. 우선, 알카라스는 여기서 우승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며, 시너는 호주오픈 단식에서 3연패에 도전하고, 39세의 노장 조코비치는 남녀 통산 메이저 대회 25회 우승에 도전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여자 단식 예선에 구연우(189위) 선수가 나와서 예선 1회전에 아쉽게 탈락했는데 앞으로 더 큰 가능성에 도전하게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누구든 도전하는 사람이 멋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감동과 희망을 줍니다. 삶은 크기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