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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2. 2023

7월은 복숭아의 시간

장맛비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이번 비로 예천과 오송읍 피해가 크다. 신혼의 초등교사, 청소하러 가던 어머니, 버스 운전기사, 치과 의사, 귀농인 등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다. 오늘은 예천에서 실종자를 찾던 해병대원이 실종되었다고 한다.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아마추어 구조대원이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어린 군인이 슬프다.


영덕 강구시장은 3년 내리 물난리를 겪었다. 침수가 반복되는 이유는 시장이 국도보다 낮기 때문이었다. 침수 후에 배수펌프를 설치했지만 배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도 하고 화전천을 막은 강구역이 원인이라고도 한다. 강구역을 지나는 화전천의 물길을 바꾸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았다. 이번 장마전선은 동해안을 공격하지 않았지만 장마는 끝나지 않았다.


7월의 물난리 중에 영덕 복숭아가 상자에 담긴다. 노란 복숭아, 하얀 복숭아 들이 시장에 나온다. 복사꽃 축제로 발길이 모이던 7번 국도 따라 복숭아들이 쌓인다. 저장 사과가 금값인 계절에 복숭아는 한몸 한다. 단단한 식감이나 몰랑한 부드러움으로 몸값 한다. 잘 익어 껍질이 술술 벗겨지는 재미도 복숭아의 매력이다. 저장성이 좋지 않은 과일이라 제철에 실컷 먹어 두어야 한다.


백도를 한 상자 산다. 어머니네 2/3, 나는 4개! 다 먹기 전에 제때 사드려야 한다. 어머니가 사면 비닐봉지에 담아 온다. 검정 비닐봉지에 옮겨 담아 흔들리면 복숭아는 금방 물러진다. 어머니도 아신다, 복숭아는 쉬 무른다는 사실을! 그래도 어머니는 상자째 사지는 않는다. 나는 아기처럼 번듯하게 누워있는 복숭아를 상자째 들고 온다. 복숭아 시간은 길지 않다. 좀 비싸도 한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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