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유지는 두봉 천주교회

by 송명옥

손자들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두봉 주교님 동네를 경유한다. 주교님은 의성 문화마을에 계신다. 네비가 찾아준 주택 대문에 '두봉 천주교회' 문패가 걸려 있다. TV에서 본 집이다. 대문이 24시간 열려있으니 그냥 들어간다.


늙수그레한 자매님이 문을 빼죽 연다. "주교님 지금 안 계십니다." "그러세요?" 싱긋 웃어 주고 마당으로 시선을 돌린다. 주교님께서 밀짚모자 쓰고 농사지으시던 마당 텃밭이다. 두봉 주교님의 웃음소리가 거기 있다. 애당초 주교님을 가까이 뵐 꿈은 꾸지 않는다. 그분의 미소라도 보면 행운이지. 매스컴을 탄 이후 방문객이 많단다. 거기에다 올해 93세이시다. 주교님 마을을 천천히 걷고 주교님 마당을 오래 본다.


300Km 운전에 경유지가 필요하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난 경유지는 휴게소와 다른 힘을 준다. 편한 길, 빠른 길과 다른 의미를 준다. 오늘 찾아간 두봉 천주교회 주교님이 주신 덕담은 "기쁘고 떳떳하게"이다. 나도 그대도 기쁘고 떳떳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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