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가지에 마늘 열 접이면 고작인 것을 감히 아파트 한 채를 이고 가려했다"라고 박완서의 성남댁은 중얼거린다. '분수를 모르면 죄를 받는다.' 분수에 넘는 욕심을 버리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간다.
마늘장수 성남댁은 중풍 든 영감님을 수발한다. 영감님 명의의 13평 아파트를 받기로 약속하고 영감님의 똥오줌을 받아낸다. 삼 년 수발 끝에 영감님이 세상을 뜨자 영감네 며느리는 안면을 바꾼다. 영악한 며느리는 문서도 증인도 남기지 않았다. 성남댁은 체념한다. '천벌을 받을 년.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소설가는 삶을 그린다. 박완서는 가난하고 무지한 성남댁과 영악한 며느리의 삶을 그렸고 나는 그들의 삶을 통해 독특한 캐릭터와 현실을 본다. 소설가는 독자에게 현실을 보여 주고 독자를 감동시킨다.
공인들이 소설을 들먹인다. 함부로 빗댄다. "소설 쓰네." 씁쓸하다. 소설이 그리 쉽게 써진다고? 소설가는 웃을지도 모른다. "늬들이 소설을 알기나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