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1

국어사전 : 만나는 일 / 새로운 만남, 다시 만남

by 우서율

같은 지역에서 일을 하다 보면 예전에 일했던 곳에서 만났던 선생님을, 어르신을, 보호자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만남은 정말 말 그대로인 만남이다.

나도 어르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보호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반대로 보호자도 어르신도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새로운 만남말이다.

이럴 땐, 모든 게 처음이기에 상담부터 입소당일, 적응기간 동안 나와 선생님들이 파악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보통은 새로운 만남일 때가 많지만 어쩌다 가끔은 만났던 인연을 다시 만날 때도 있다.

그중엔 내가 출산 후에 출산 전 일했던 곳으로 돌아갔었던 일도 있다.

이런 경우엔 어르신들의 특징, 성격, 질병 등에 대해서도 보호자님에 대한 것도 거의 파악이 되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금방 적응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어르신들의 질병으로 인한 나의 잊힘은 당연했고 나는 나만 반가운 만남을 하는 것뿐이었다.


나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 2명이 있다.

첫째 때는 요양원에서 일을 하다가 심한 입덧과 입사 후 얼마되지 않아 생긴 첫째로 인해 괴롭힘 아닌 괴롭힘이 있었고 임신 한 달도 되지 않아 퇴사를 하게 되었다.

임신과 출산, 육아에는 많은 돈이 들어가야만 했고 나는 출산 후 아이 돌이 다가올 때 내가 처음으로 일했었던 센터에서 다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 취직을 하게 되었다.


출산 후 새롭게 다시 갔던 센터에는 새로운 어르신들과의 만남, 예전부터 쭉 계셨던 어르신들과의 오랜만의 만남, 새로운 선생님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시던 어르신들은 모습은 같지만 나에 대한 기억은 완전히 없어져있었고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내가 일하는 곳은 치매어르신들이 많이 있는 곳이었고 매일같이 보는 것이 아니면 금방이고 잊히는 게 당연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나만의 반가움과 새로운 마음가짐을 안고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출산을 하고 처음으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어린아이의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게 힘들기도 했다.

그리고 어르신들과 아이들의 육아가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고 느끼기 시작하였다.

흔히, 치매는 어르신들이 다시 아기로 돌아가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을 하는데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선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치매는 어르신들을 아이처럼 모든 것을 새로 배우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어르신들은 지쳐했지만 나는 어르신들이 잔존기능을 유지하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어르신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는 도전적인 것들이 좋았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해오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참고하여 어르신들과도 해보고 손유희도 배워 매일같이 진행해보기도 하였다.


그렇게 어느덧 1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나는 첫째 아이의 입원으로 인하여 모아두었던 월차와 휴가를 가게 되었는데 왜 사람은 그렇게 마음도 힘들고 몸도 지쳐갈 때쯤 일이 터지는지..

같이 일했던 선생님들의 "아이가 어리면 집에 있어야지 돈에 눈멀은 년, 이기적인 년, 어린이집이 아닌 아이를 봐줄 수 있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했어야지 모자란 애" 등의 뒷담과 그 모든 내용을 전해주는 사람의 말, 그리고 "아이가 죽어도 출근은 해야 되는 건데 이럴 때 월차를 쓰면 어떡해요."라고 돌아오는 오너의 말들이 나를 향해 돌아왔고 나는 그동안 내가 육아도 뒷전으로 하고 아이가 아프면 엎고서라도 출근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모든 일들이 '부질없다'라고 느꼈고 친했던 선생님들의 말은 큰 배신감으로 돌아와 그렇게 아이가 입원한 병원에서 퇴사결정을 하게 되었다.


퇴사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그렇게 나는 처음 만나 반가웠고 다시 만나 행복했던 사람들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안녕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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