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2

국어사전 : 만나는 일 / 새로운 만남, 다시 만남

by 우서율

전 직장에서 그렇게 퇴사 후 나는 조금의 휴식기를 갖으며 이 시점에 둘째를 계획하였다.

하지만 둘째는 우리에게 쉽게 찾아오지 않았고 나는 몇 달 동안 나에게 찾아오지 않는 아이를 뒤로하고 또다시 취업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들과의 '첫 만남'

새로운 곳에서의 만남 중 더 새로웠던 것은 항상 40-50대 선생님들과 일을 하다가 처음으로 20-5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내 또래의 선생님들과는 비슷한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 많아졌고, 내 또래가 아닌 선생님들과는 육아에 대한 것에 이야기를 나눌 것이 많아졌으며 이로 인하여 선생님들과의 친분은 또 금방 쌓게 되었다.

물론, 업무적인 부분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했으며, 인수인계도 수월하게 받았고, 내가 배울 것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여기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보고 싶어 졌고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은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과의 '첫 만남'

새로운 어르신들과의 첫 만남은 선생님들과의 첫 만남보다 더 긴장이 되었다.

어르신들과의 첫 단추가 너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 첫 단추가 어긋나면 나는 내 프로그램시간에 좋은 선생님, 열정 있는 선생님, 신뢰할 수 있는 선생님으로 인정을 받을 수 없고 또 어떤 어르신들은 그냥 애기로만 보았기 때문이다.

(정말 가끔은 나를 "애기 선생님, 애기야"라고 부르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어르신들과의 첫 만남, 첫인사, 첫 프로그램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요양보호사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나는 어르신들과의 첫 만남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과의 언쟁?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노인복지를 할 때 너무나 큰 도움을 주시는 감사한 선생님들이다.

어르신들의 사소한 것부터 어려운 점까지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시는데 프로그램시간에는 특히 선생님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다.

나는 항상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과 부딪혔던 것이 '가위사용 여부'였다.

가위를 혼자 사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았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여러 조각 난 종이들을 정리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번 직장에서 프로그램을 처음 계획하며 '선생님들과의 언쟁은 당연히 있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하지만 '언쟁은 당연하다'라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프로그램계획표를 받은 선생님들의 첫마디는 "오~만들기 프로그램 다양해졌네", "재밌겠다"라는 기대가 섞인 멘트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나의 '기쁜 만남'

그렇게 나는 나를 더 성장시켜 줄 수 있는 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인연을 맺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입사를 한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그게 바로 둘째의 태몽이었다.

처음 둘째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을 땐 기쁨반, 걱정 반이었다.

당연하게 첫째 때 임신사실을 직장에 알리고 내 입에서 퇴사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입덧이 심한 나에게 점심으로 밥과 김치만 제공하였던 전 직장에서의 기억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기억 때문인지 나는 선뜻 "저 임신했어요."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고 퇴사와 업무유지를 고민하기까지 며칠밤을 새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입덧은 빠르게 찾아왔고 나는 원장님을 만나 "제가 이번에 둘째를 임신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지금 업무하고 있는 업무는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꼭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고 내 걱정과는 다르게 원장님께선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고 많은 축하를 해주었다.

그렇게 나는 둘째 아이와의 '기쁜 만남'을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이별

아이를 임신하고 업무를 하다 보니 입덧이 심할 땐 입덧이 가라앉을 수 있는 차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챙겨주셨고 병원을 가야 하는 날엔 월차와 반차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초기임산부가 사용할 수 있는 단축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주셨다.

나는 그렇게 내가 원하는 업무를 하며 둘째 임신기간을 잘 보낼 수 있었고 임신 7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 "이젠 집에서 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되었다.


조금은 빨랐던 둘째 아이와의 '첫 만남'

아쉬웠던 이별을 하고 임신 9개월쯤 나는 둘째 아이를 조기출산 하게 되었다.

남편이 출근하고 첫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준비를 하면서도 이게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헷갈렸는데 어린이집 앞에 도착했을 때 깨달았다.

"아.. 우리 애가 빨리 나오려고 하나보다..!!"

택시를 타고 산부인과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병원에서 주사 맞으면 출산을 조금 더 미룰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검사 3시간 후 나는 수술대에 누워있었다.

그렇게 나는 둘째 아이와의 첫 만남을 조금 빠르게 맞이하였다.


작가의 이전글만남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