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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 포레스트 아내 Jul 26. 2023

산골에 만든 텃밭 첫 수확의 설렘

5도 2촌 수확의 기쁨, 설렘.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산골자유인

빵집 앞을 지날 때 풍겨오는 갓 구운 고소한 빵냄새는 빵순이인 나를 설레게 한다.

산골에서 만나는 텃밭 채소의 쑥쑥 파릇파릇 성장은 도시농부인 나를 설레게 한다.

왜 마트 채소는 나를 설레게 하지 않고, 직접 재배한 산골 채소는 나를 설레게 할까?

산골 채소는 씨앗 파종 때부터 성장을 지켜보면서 함께 한 세월만큼 고운 정이 스며들었나 보다.


우리는 산골 땅을 매입해 산골정원을 꾸미고 만들고 있다.   

남편은 평일엔 도시직장인, 주말엔 산골자유인  5도 2촌 삶을 산다.

아내인 나는 도시를 사랑해 7일 내내 도시에 있는 날이 많다.

7일 내내 도시인인 나도 산골 텃밭에 식물이 자라면서 5도 2촌 삶으로 바뀌는 날이 많아졌다.

 

남편은 산골정원을 만들면서 할 일이 많다 보니, 잔손 많이 가는 텃밭은 천천히 만들고 싶어했다. 

산골정원은 연못, 지하수, 토굴, 비닐하우스 등 남편이 직접 만들어야 하는 구조물이 많아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자꾸 남편에게 보채었다.

산골 땅을 매입한 지 어언 얼마인데 어떻게 대파 한 뿌리 안 가져오냐고 말이다.


남편은 아내 잔소리가 귀찮았든지 산골 여기저기에 몇 개의 텃밭을 나처럼 예쁘게(?) 만들었다.

산골 땅을 텃밭용으로 평탄 작업 하고, 이랑 고랑을 만들고, 퇴비도 뿌렸다.

작물 특성 따라 씨앗을 파종하거나 모종을 심었다.

딸이 좋아하는 브로콜리, 아들이 좋아하는 감자, 남편이 좋아하는 양배추,

아내인 내가 좋아하는 고추, 방울토마토, 가지, 감자, 케일 등 종류별로 심었다.


텃밭이 주는 기쁨은 새싹이 싹을 피우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번주는 요만큼 자랐는데, 다음 주에 오면 얼마만큼 자랄까?

씨를 뿌리고 나서 땅 위에 손톱만큼 올라오는 푸릇푸릇한 새싹은 도시농부에게 경이로움을 준다.

모종을 사다 심은 농작물은 사춘기 아들 키처럼 쑥쑥 자란다.

마트에 가면 농산물이 가득가득이고 돈을 지불하면 쉽게 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수확한 농산물은 남편의 지극한 정성이다.

농산물 파종부터 수확까지 많은 공부를 했지만 제대로 수확되지 않아 속상한 농작물도 있다.

씨앗 파종부터 수확까지 함께한 채소는 못 만드는 요리솜씨이지만 부침개, 쌈, 볶음, 주스 등 여러 요리로 만들어 먹는다.


5도 2촌, 첫 농작물 수확은 도시농부가 느낄 수 있는 설렘과 기쁨을 한가득 주었다.

땅 평탄화, 퇴비 뿌리기
파릇파릇 푸릇푸릇한 농작물
우와~ 나 닮은 예쁜 호박
집 식탁위로 곱게 운반된 농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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