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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 포레스트 아내 Jul 30. 2023

산골정원 운치 나는 돌담 만들기

공부하며 혼자 쌓은 개비온 석축,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산골정원

제주에는 돌이 많다.

제주에 여행 다니다 보면 돌을 쌓아 만든 돌담을 어디서나 쉽게 본다.

돌담이 생긴 유래는 옛날옛적 밭의 경계가 없을 때 나쁜 권세가들이 백성 밭을 잠식했다고 한다.

이를 본 현명한 판관이 돌담 경계를 쌓도록 해서 굴러다니는 돌도 활용하고 백성의 편리함도 추구했다고 한다.


이 돌담을 남편이 산골에 만든다고 한다.

산골땅도 경계가 없어 산에 오는 사람들이 우리 땅을 주차장으로 이용할 때가 많다.

이제 남편이 주말에 거주하니 경계가 필요하다.

밤에 어물쩍 내려와서 순이 고운 새싹을 골라 포식하고 가는 고라니에게도 경계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남편은 도시집 인테리어는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고 깨끗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산골 인테리어는 진심을 담아 한 땀 한 땀 세심하게 꾸민다.

아름다운 산골정원에서 여유자적한 노후를 보내는 게 꿈이니 최선을 다한다.

어떤 돌담이 산골정원과 어울릴지 많이 공부하며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오랜 고민 끝 결정은 바로 너! 개비온 담장이다.

운치 있고 느낌 나는 개비온 담장이 산골정원 행운의 돌담으로 당첨되었다.


이제 7미터 개비온 담장 만들기가 시작된다.

돌 나를 힘도 있어야 하고 철망 조립할 작은 기술도 있어야 한다.

산골 한쪽 쌓아 놓은 돌무더기에서 개비온 철망에 들어갈 크기가 비슷한 돌들을 고른다

수레에 돌을 담아 돌담이 자리할 곳으로 힘차게 힘을 내어 운반한다.

삽으로 돌을 정리하며 수학공부 기초 다지듯 돌들이 자리 잡을 기초를 다진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개비온은 원하는 네모 모양으로 조립한다.

개비온에 작은 돌, 큰 돌 사이좋게 넣어 노후대비하며 잘 살도록 섞는다.

노후대비 잘 된 돌들에게 개비온 뚜껑을 닫아준다.

돌담 끝은 돌과 시멘트로 예쁘게 조적 마감한다.

개비온, 돌, 수레, 삽
잘 진척되고 있는 담장
마무리 조적 마감까지 잘하는 핸디 남편
다 끝내고 만세 부르기


앞으로 산골정원을 안전하게 감싸줄 운치 있는 돌담이 완성되었다.

내가 원하는 정원을 만들고 싶고 돈이 많으면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인생살이 예산이 풍족하지 않을 때가 많다.

많은 돈을 지불해도 업체와 이견 차이로 내가 꿈꾸는 정원이 뚝딱 만들어지기 힘든 상황도 생긴다.

여러 이유로 직접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노후 시골살이에 대한 꿈이 명확하다면

내가 원하는 시골살이는 어떠한 곳에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명확한 내 욕구를 알아야 실행이 편하고 가능하다.

실행과정이 힘들 때 묵묵히 감내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인생살이도 그러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그냥 흘러온 삶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 시점이 중요하다.

그 시점이 시작되면 내 삶의 운전대 방향은 저절로 정해진다.


도시를 사랑하는 아내와 산골을 사랑하는 남편은 개비온의 큰 돌, 작은 돌처럼 노후를 준비한다.

서로의 운전대 방향이 같은지 다른지 고민하고 서로에게 행복한 운전대 방향을 생각한다.

도시살이도 산골살이도 경계가 있는 운치 있는 담장을 쌓아 나에게 의미 있는 인생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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