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읽고 생각하고 느낀 것

by 김탐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태양까지 8분, 가장 가까운 별까지 4년. 빛의 속도로 달려도 생각보다 우주는 넓습니다. 우주 끝까지 달려가려면 138억 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어 우주가 더 아득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이 넓은 우주에 ‘하필이면’이라는 말을 몇 번을 덧붙여 우리는 지구에서 만났습니다. 참, 가장 중요한 ‘하필이면’이 있습니다. 바로 2021년 4월 22일 목요일입니다. 같은 장소에 늘 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가지만 하필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오늘 만남이 별 볼일 없는 순간일 수도 있지만 우주론적인 사고에서 살펴본다면 깜짝 놀랄 일이지요. 안나도 그러했겠지요.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고, 사랑스러운 아들이 태어난 것은 기막힌 우연들의 만남이었겠지요. 그런 소중한 인연과 잠시 떨어져 있는 것도 마음이 아플 텐데 만남이 기약 없는 헤어짐은 어떨지 상상하는 것조차 안나에게 미안해집니다.

누군가에게는 가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종종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희생을 요구합니다. 전쟁으로 헤어진 이산가족이 그랬고, 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 주민들이 그랬고, 경제 발전을 위한 산업화 시대에 노동자들이 그랬습니다. 가족과 헤어지고, 삶의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인간보다 자본이 중요시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물리적이고 객관적인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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