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우리는 마음의 상태를 언어를 사용하여 표현한다. 예를 들어 마음이 아프다, 상하다, 들뜨다, 흔들리다, 가라앉다, 좋다, 나쁘다 등의 표현이 있다. 그런가하면 마음의 상태는 우리의 몸 특히 얼굴이나 음성을 통하여 전달되기도 한다. 가령 가까이 지내는 어느 사람이 자신의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는 그 사람이 말하기도 전에 그 사람의 표정이나 음성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울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우리의 마음을 나눌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부처님의 큰 마음을 배우려 하고, 다른 사람들과 모두 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믿는 마음, 참는 마음, 듣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등은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따뜻한 마음은 아무리 어려운 인간관계도 따뜻한 마음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의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어려운 관계가 가족관계, 특히 자녀관계가 아닌가 한다. 자녀관계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의 촌수로 볼 때 부부는 무촌, 부모와 자식은 1촌, 형제와 자매는 2촌의 관계이다. 부부의 무촌은 한 몸 한 마음을 뜻하지만 남남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1촌 관계는 피로 맺어진 가장 가까운 관계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대표적인 마음은 참는 마음이다. 부모의 마음은 자신들의 삶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자식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하는 마음은 참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부모의 마음은 자식으로부터 존경도 도움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식이 잘 되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감사하는 마음이 빠지면 나 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매사에 감사하고, 모두에게 감사하고, 자녀에게 감사하고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괴로운 마음, 미운 마음 등은 어려운 마음이다. 어려운 마음은 마치 풀밭에 생기는 잡초와 같아서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괴롭힌다. 마음을 달래고 어려움을 이기는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아무 방법도 없는 것이 최상의 방법은 아니다. 무엇인가의 방법을 찾아서 어려움을 이기도록 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좋고 나쁘고 힘들고 괴로운 온갖 종류의 기억들이 모여 있다. 이는 마치 주위의 작은 시냇물들이 모여서 이루는 작은 연못과도 같다. 주위에서 흘러 들어오는 깨끗한 물 더러운 물 등 온갖 종류의 물들이 모여들고, 때때로 그 연못은 진흙탕 물이 되어버린다. 진흙탕 물이 된 그 연못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여 오르고 그 연꽃의 아름다움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게 우리의 마음이기도 하다.
예컨대, 부처님은 큰마음을, 공자님은 어진 마음을, 예수님은 사랑하는 마음을 우리에게 전수한다.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이웃을 배려하며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듣는 마음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나이가 들면서 키가 자라고 몸은 커지지만 마음은 저절로 커지지 않는다. 학교에서 학문을 배우고 책에서 지식을 얻어도 마음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그릇을 비우면 비울 수록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듯이, 마음도 비우면 비울 수록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마치 어린 아이의 빈마음이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듯이, 텅 빈 마음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하나로 소통한다.
아무 욕심도 거리낌도 없이 텅 비어 있는 마음은 커다란 빈 그릇과 같아서, 좋은 것뿐 만 아니라 나쁜 것도, 선한 것뿐 만 아니라 악한 것도, 천사의 말 뿐만 아니라 마귀의 말도, 모든 것을 받아 담는다.
경제 원칙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나쁜 돈이 좋은 돈을 쫓아낸다는 의미이다. 같은 이치로 본다면, 모든 것을 받아 담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는 나쁜 것이 좋은 것을 누르고, 악한 것이 선한 것을 누르고, 마귀의 말이 천사의 말을 누르게 된다. 마귀의 말은 깨끗하고 고요한 마음을 흔드는 유혹의 말이며, 천사의 말은 감사하며 배려하는 마음의 말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마귀의 말과 천사의 말이 항상 엇갈리게 된다. 모든 사람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수양은 좋은 것이 나쁜 것을 이기고, 선한 것이 악한 것을 이기고, 천사의 말이 마귀의 말을 이기게 한다.
낮과 밤은 매일 변함없이 찾아온다. 낮에 보이던 사물들이 캄캄한 밤에는 보이지 않고, 밤에 보이는 하늘의 별들은 낮에 보이지 않는다. 같은 사물들이 해의 빛이 있고 없고 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자연의 현상은 우리의 마음 속에도 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밝은 면도 있고 어두운 면도 함께 있다. 밝은 면만 가진 사람이나, 어두운 면만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낮과 밤의 이치로 보자면, 아마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은 동일한 같은 면 일 수도 있다. 단지 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뿐 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듣는 마음은 우리의 마음가짐을 밝게 해준다. 이러한 밝은 마음은 우리가 부지런히 우리의 마음을 닦을 때 빛이 나며, 닦지 않으면 어느새 빛을 잃고 어두움에 가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