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7월 11일 일요일 날씨 흐림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내 동생은 둘이다. 아빠께서는 내가 제일 첫째이니까 동생이 때려도 참으랬다. 하지만 막냇동생 혜미는 나를 깨물고 꼬집고 해서 막 혼을 내주면 울어서 못 때렸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 동생 막냇동생도 1학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깨물고 꼬집지 않았으면 좋겠으니까.


-혜원이가 좀 더 잘해 주면 동생은 언니말을 잘 들을 거야.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동생이 깨물고 꼬집는 것은 잘해준다고 되는 게 아닌 거 같다.

담임의 답글은 내가 잘 못해줘서 그런 거라는 게 내포되어 있는 말 같다.

그건 3살 아이가 옳고 그름을 인지할 때까지

자신의 힘의 세기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알아야 할 만큼 성장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깨물고 꼬집는 행동은 호되게 혼나야 하는 것이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가끔 담임이 써 준 답글을 보면

감정 없는 AI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이 답글 위에

동생이 깨물고 꼬집어서 많이 아팠겠구나

한 줄 써주었으면 좋았을 걸.


바빠서 그랬겠지.

아직 젊어서 그랬겠지.

라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는

나는 그런 선생이 되지 말자 싶다.


일터에서 만나는 아동들에게

더 공감해 주고 배려해 주자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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