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방학을 언제 한 걸까?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7월 13일 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심부름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오늘은 시골에 간다. 엄마 아빠 내 동생 이렇게 우리 식구 모두 시골에 갔다. 할아버지한테도 시골로 간다고 편지를 썼다. 집에서 보조가방에다가 탐구생활과 파랑쪽지와 일기와 연필 지우개 책받침을 챙기다가 생각해 보았다. 시골의 하루는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새벽 3시에 나갔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31분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방학을 언제 했지?

일기에 쓴 게 없는데

탐구생활 챙겨서 시골에 간다는 걸 보니 방학을 한 건데 언제 했는지 모르겠다.ㅎㅎ


그리고


시간의 흐름도 애매하다.

시골에 간다고 썼는데

가족모두 시골에 갔고

새벽 3시에 나갔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새벽 3시에나 갔다인지

새벽 3시에 나갔다인지

헷갈린다.


이 글씨 모양과 연필심 굵기도 다르다.


시골집인가

우리 집인가?

기차 안인가?

고속버스인가?


추리를 해봐도 모르겠다. ㅎ


보조가방

탐구생활

파란 쪽지

일기

연필

지우개

책받침


정다운 이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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