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암행어사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7월 19일 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10분


저녁에 텔레비전을 보았다. 암행어사였다. 무서웠다. 해골이 나오고 사람뼈가 막 있었다. 거울을 보려고 해도 무서운 음악이 나와서 가지를 못했다. 그전에도 숙제를 하다가 텔레비전에서 귀신이 나와 가지고 숙제를 하다가 말고 나온 것도 기억에 남는다. 텔레비전을 보니까 금세 생각이 났다. 잠도 잘 안 왔다. 다음부터는 어른들이 보는 것은 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지금도 생각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토요일에 학교에 다녀와서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바닥에 엎드려서 숙제를 하고 있었다. 숙제하다가 고개를 들고 텔레비전 화면을 본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며 방을 뛰쳐나왔다.

하필

내가 눈을 들어 텔레비전을 보았을 때

전설의 고향이 재방송 중이었고

마침

귀신이 턱 하니 튀어나온 것이었다.

흰 소복에 긴 머리는 풀어헤치고 입가에는 피가 뭍은 귀신을 본 순간

나는

너무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왔는데

그 후로는 공포영화는 절대 안 보고

혼자 있으면 왠지 모를 무서움에 집에 있다가도 밖으로 나오곤 했었다.

그래서

아직도 거울은 내 시선밖에 두고 있고

내쪽으로 보이는 거울은 일어나서 벽 쪽으로 돌려놓고는 한다.


그렇게

어릴 적 트라우마는 큰 것인데

센터에 오는 초등3학년들이 오징어게임을 보여달라 한다.

어린이들 관람불가라 얘기하니 엄마 아빠랑 같이 보았다고 말하는데

초등 1~2학년 애들도 이런 잔인한 영화를 필터 없이 접하는 환경이 정말 문제다 싶다.


솔직히 AI로 만든 먹방을 보면

화산, 보석, 구슬, 유리로 만든 과일 등을 먹는 게 나오는데

현실감 없는 아이들이 따라 할까 겁이 난다.


이젠 AI로 만든 유튜브 먹방은 수익창출 안된다고 들었는데

암튼

요즘 아이들이 걱정되긴 한다.


어떤 계기가 됐든

스스로 어른이 보는 건 안 보는 게 좋다고 판단하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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