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전부가 엄마였었지

1982년 4월 10일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4월 10일 (토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청소

일어난 시각 오전 : 6시


엊그저께 엄마가 시골에 가고 없었다. 막냇동생 영미도 갔다. 나는 아빠 내 둘째 동생과 있다. 아빠는 아침 일찍 회사에 가시고 나와 동생 둘이서 학교도 가고 놀고 그랬다. 아빠는 아침 일찍 회사에 7시 15분에 회사에 가시면 저녁 7시에 오신다. 엄마께서 토요일이면 온 댔다. 나는 엄마가 오늘 온다는 생각에 나는 엄마를 기다렸다. 암만 기다려도 엄마는 안 왔다. 나는 할 수 없이 숙제를 하면서 엄마를 기다렸다. 엄마는 밤늦게 왔다. 나와 동생은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잠자는 시각 오후 9시 30분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기다림

기다림

얼마나 오랜 시간이었을까.

엄마의 존재가 며칠째 보이지 않았을 때

얼마나 불안했을까.


하루 종일 엄마를 기다리고

엄마 올 날만 손꼽아 세어보고

그렇게 알아서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고무줄도 하면서

아빠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고단함에 스르르 잠이 들고

아빠가 빚으로 머리를 빚겨주실 때

따가웠던 기억과

사탕모양의 머리방울로 양갈래로 묶어주시던 기억

아빠가 다꽝(단무지)을 사 와서 고춧가루 넣고 무친 반찬에 김 싸 먹었던 기억과 간식을 사 먹으라고 용돈을 주셔서 홈런볼을 사 먹었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흘렀어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들


그럴 땐 잠시 시간이 멈춘 듯하다.

아,

시간은 오늘도 어김없이 흘러가는구나.


혹시

멈추고 싶은 시간이 있으신가요?



*다꽝 : 단무지의 일본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