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숙제 봐주기

1982년 4월 12일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4월 12일 (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심부름

일어난 시각 오전 : 7시


오늘은 학교를 끝마치고 집에 왔다. 손을 씻고 밥을 먹었다. 그리고 숙제를 했다. 내 동생도 숙제를 했다. 내 동생은 모르는 게 많은지 나한테 가르쳐달라고 해서 숙제도 늦게 하고 그랬다. 또 숙제도 해달랬다. 나는 엄마한테 이르니까 엄마께서 하시는 말씀은 동생이니까 참으라고 하셨다. 나는 할 수 없이 참았다. 나는 동생이 모르는 걸 가르쳐줬다. 엄마께서 혜원이는 참 착하구나 하시며 칭찬을 해주셨다.


잠자는 시각 오후 : 9시 15분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내 숙제하기도 바쁜데

동생 숙제도 봐주고

질문에 답도 해주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선을 넘는 동생의 행동을

엄마한테 이르고

참으라 하니 참고 ㅎ


첫째였던 나는

동생이니까

참으라는

엄마의 말이 싫었을 듯싶다.

하지만 큰 불만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건

형제끼리는 우애 있게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싸우지 말고 양보하며 지내라고 항상 말씀하셨고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시면 흐뭇한 미소와 칭찬을 받았기에 효도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으라 하시면 참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부모님들도 모든 게 처음이시고 서투셨을 텐데

딸 셋을

바르게 자라도록 솔선수범하시고

희생하시고 고생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니

봄비 내리는 오늘 유난히 더 감사한 마음이

연분홍 벚꽃잎처럼 바람 따라 흩날리며 그리움의 저장창고에 쌓여간다.



혜원이라는 일기 속 이름은 제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