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결혼식은 아빠랑 같이 갔을까?

1982년 4월 18일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4월 18일 (일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심부름

일어난 시각 오전 : 7시


오늘은 아빠가 쉬는 날이다.

아빠께서 결혼식장에 가신다고 했다. 둘째 동생과 같이 간다고 했다. 나는 나도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못 가게 말렸다. 나는 아빠께 여쭈어보았다. 아빠, 누가 결혼식을 하냐고 하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틀림없이 아빠친구라고 믿고 있었다. 아빠하고 동생이 가니까 나도 가고 싶었다. 나는 엄마한테 여쭈어보았다. 결혼식 하는데 누가 결혼식을 하냐고 하니까 아빠 친구가 결혼을 한댔다. 나는 다음 결혼식날 아빠와 같이 결혼식장에 갈 거라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오후 : 10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아빠께서 왜 대답을 안 해주셨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둘째 동생만 데리고 간 것도.


다음 결혼식날 아빠와 같이 가겠다는 바람.

정작

내 결혼식날 아빠는 안 계셨다.


열 살 땐 상상 못 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사람의 존재는 유한하지만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엔

죽은 자는 늘 영원하다.


내 결혼식날

하늘나라에서 기쁘게 지켜보고 계셨을 아버지.

그 웃음꽃이 따스한 햇살이 되어 결혼식날 내 마음을 밝게 만들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