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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유럽에서 배워야 맛깔나지

영어를 원어민 국가가 아닌 현지어가 따로 있는 유럽에서 배운다고 하면 누구나 의아해할 것이다. 물론 나는 언어 공부를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기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만. 그동안 유럽 사람들은 영어를 쓰지도 않는데 영어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효율성이 있겠느냐는 반문을 자주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 3년 이란 시간 동안 영어를 이 곳에서 배우고 보니 처음과는 비교할 수 도 없이 높아진 실력에 뿌듯함을 느낄 정도의 환경은 된다는 증명을 해냄과 함께ㅣ(처음 실력이 너무 낮았음…) 유럽은 유럽 그 나름대로 영어를 배우기에 매력 있는 곳이라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서로의 영어가 제2 외국어 혹은 3 외국어이기 때문에 발음이나 문법적인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의사소통이라는 목적을 위해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간간히 상대방의 말에서도 발견하는 문법적 오류나 서로 다르게 발음하는 단어들에 얘기하며 여러 패턴의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여태까지 내가 접해온 외국인이라곤 학원에서 만난 원어민 선생님이 다였다. 그래서 외국인 앞에서는 정확하게 말하고 틀린 것이 없도록 말해야 하는 강박이 있었다. 완벽한 사람 앞에서 어버버 한 내가 얘기하는 것 자체가 그리고 나의 그런 미숙한 말을 듣고 리엑션 하는 사람도 꽤나 고통스럽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며 대화를 하다 보면 소통의 목적은 애초에 생각도 못하고 뭔가 죄를 짓는 듯한 미안함과 창피함으로 대화가 아닌 학습, 연습의 과정이었던 것이었다. 적어도 한국에서의 기억하는 나의 스피킹에 대한 기억은 하지만 이 곳에서는 언어를 도구로 다양한 주제와 소통이 가능했고 너와 나와 함께 실수를 해 가면서 대화를 이어 나가는 나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로 내가 자고 나란 문화에서 벗어나 대화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때야말로 외국에 사는, 정확히 말하면 영어권이 아닌 유럽권에 사는 특성을 여실히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소한 문화에는 수만은 고정관념과 예의와 그래야만 하는 룰들이 들어있다 한국사람들끼리 대화를 할 때는 한국어가 내포하고 있는 문화적인 코드를 잘 사용하고 해석해야 한다. 은연중에 사회적 지위, 나이, 성별에 따른 주제의 선택과 단어의 사용에서 조심스럽다. 그리고 너무 유치하지 않은 주제와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입장을 취하며 생각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외국인과의 대화를 할 때는 서로 그런 문화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언어는 내버려 두고 소통에만 집중할 수 있는 누구의 모국어도 아닌 영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아주 순수한 언어적 환경이 조성된다. 그러기에 그 사람에 대한 어떤 편견도 사회적인 입장도 생각할 필요 없이 열린 마음만 있다면 친구가 될 수 있고 마음을 열게 된다. 이렇게 나의 철판은 두꺼워진다. 


앞에서 말했듯이 한국에서 만나본 외국인은 다 영어를 잘하는 원어민이어서 외국인은 영어를 다 잘할 줄 알았는데 이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게 해주는 이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항상 약자이기만 했던 영어의 세계에서 느껴보는 우월감(?) 아주 가끔 느껴볼 수 있었다. 아 나보다 영어를 못하는 외국인도 있구나 하는 아둔한 깨달음에 나름 기뻐하는 나… 의 면모를 느낄 수도 있었다. 


현지 사람을 만나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전혀 새로운 경험과 견해를 접하게 되고 때론 짜릿〮 뻘쭘〮 흥분감을 안겨 주는, 아드레날린이 침샘에서 뿜 뿜 솟아나게 하는 감정들을 빈번하게 겪게 된다. 어느새, 유럽 생활 4년 차. 처음 이 곳에 도착했을 때는 비록 동방에서 물 건너온 검은 머리의 이방인이지만, 현지인들과 (거리낌 없이… 는 바라지도 않고) 크게 이질감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섞여 어울리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할 얘기가 많은데 마감날 까에 맞춰서 글을 써야 해서 이 정도만 써서 일단 제출함을 양해해 주세요.. 혹시라도 당첨되면 제대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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