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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成人)은 매너로 완성된다

스물, 이제 매너를 생각할 때(1)

by 조관일

스물, 이제 매너를 생각할 때


요즘 MZ이 대세다. 신세대라는 말은 이것으로 대체됐다. 따지고 보면 MZ은 신세대의 범위를 넘어선다. 알다시피 MZ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 Y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용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34%를 차지한다고 한다.

MZ으로 뭉뚱그리지 말고 실제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MZ을 신세대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좀 그렇다.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사람은 이제 스물 정도의 나이지만 1980년대 초라면 40대의 나이다. 이것을 한 묶음으로 묵는 건 별로라는 말이다. 40대를 신세대라고 하기는 뭣하지 않은가.


그러지 말고 차라리 그냥 ‘신세대’라고 분류하는 게 나을 성 싶다. MZ식으로 자꾸 용어를 만들다보니 벌써 알파세대라는 말이 등장했고 머잖아 계속해서 영문이니셜로 표현되는 또 다른 세대가 나올 것이다. 그냥 ‘신세대’라고 하면 출생연도를 따질 것 없이 그 시점에서 2030의 세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정리하면 된다. 이건 세월이 흘러도 구분이 분명해지는 이점이 있다.


어쨌거나 MZ이든 신세대든 기성세대와 비교되는 특징은 분명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M에서 상징되듯이 Mobile, Myself, Movement가 특징이다. 모바일로 활동하고 해결하며, 자신에게 관심을 두는 자유로운 세대다. 또한 이들은 대면보다는 비대면에 익숙한 세대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가장 기본적인 소통 수단인 대화를 꺼리는 사람까지 늘고 있다. 이른바 ‘토크포비아’ 현상이다. 문자메시지에 익숙해서 통화를 꺼리는 콜포비아를 넘어 대면의 대화가 겁난다는 ‘토크포비아’로 진화(?)한 것이다.

대면을 꺼리다보니 막상 사람을 만나면 어쩔 줄을 몰라 한다. 특히 낯선 사람을 상대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뿐이 아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예절 교육을 상당히 강화했는데 요즘 그런 고리타분한 교육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렇잖아도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신세대의 버르장머리 없음을 늘 한탄하는 게 일상이다.


자고로 젊은 세대는 버르장머리 없다는 핀잔을 들어왔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요즘 젊은 것들은 너무 버릇이(또는 싸가지가) 없다”고. 그런데 이런 말은 어제 오늘의 평가가 아니다. 연면히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사실이다. 이미 기원전 1,700년경에 수메르인이 썼다는 점토판에 “요즘 젊은 것들은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버르장머리가 없다. 말세다”라는 글이 있고,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젊은이들을 향해 같은 한탄을 했단다.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 부모에게 대들고,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고, 스승에게도 대든다”고.


성인은 매너로 완성된다


진짜로 그랬는지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수메르의 점토판에는 “제발 철 좀 들어라. 왜 그렇게 버릇이 없느냐? 너의 선생님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항상 인사를 드려라”는 등 젊은이들의 버릇없음을 탓하기보다 자기 자식을 책망하는 내용이라고 하며, 소크라테스의 어록도 조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진짜든 가짜든, 그런 사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상살이의 원리를 비춰보면 예나 지금이나 기성세대의 눈으로는 신세대가 버르장머리 없게 보였음은 분명하다. 하물며 요즘에 이르러서야 말할 것도 없다. 그 실상이 어떤지는 우리가 매일 확인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럼 버르장머리 없는 게 대세니까 당신도 신세대답게(?) 그에 따라야할까? 매너 따위는 중세시대에나 통하던 것이라고 눙쳐 버려야할까? 그럴 수는 없다. 거꾸로, 버르장머리 없고 탈매너의 시대를 살기에 그것의 가치는 더 높이 평가됨을 깨달아야 한다.


세상에 예절바르고 매너 있는 사람이 호감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관계가 좋은 것은 물론이다. 그런 면에서 당신이 신세대라면 꼰대들의 평가를 잔소리라고 걷어찰 것이 아니라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언어생활에서부터 행동거지에 이르기까지 점검해봐야 한다. 새로운 행동규범을 스스로 만들 필요가 있다.

매너라면 금세 떠오르는 명언이 있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콜린 퍼스가 멋지게 차려입고 또렷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들려준 명대사 말이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그래 맞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성인을 성인답게 한다. 제 잘난 맛에 제멋대로 사는 것이 자유는 아니다. 아니, 자신에게는 자유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타인으로부터 못된 평가를 받는다면 그건 자유가 아니라 자멸이다. 아무려면 어떠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아직 멀었다.

스물쯤이면 두말할 것도 없이 성인(成人)이다. 성인의 한자를 잘 보라. 성인이란 사람(人)으로서 이루었다(成)는 의미요 갖출 것을 갖추었다(成)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당연히 성인다운 말과 행동, 태도를 갖춰야 한다. 그것의 기본이 바로 매너다. 이제, 스물쯤 됐으면 매너를 생각할 때가 됐다. 성인은 매너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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