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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Nov 20. 2022

'스타일 리더십'이 답이다(3)

리더십을 배울 때 조심할 것

3. 리더십을 배울 때 조심할 것

    

러시아 원정의 실패로 엘바 섬에 유배된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그가 1815년 섬을 탈출하여 파리로 진격을 시도했을 때의 일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당시 프랑스 신문은 나폴레옹이 파리로 진격하는 과정을 보도하면서 약 20일 간에 걸쳐 기사의 헤드라인이 계속 변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반역자, 섬을 탈출하다’는 제목이었으나 그가 프랑스에 상륙했을 때는 ‘나폴레옹 프랑스에 상륙하다’로, 군을 포섭해서 진군을 개시했을 때는 ‘나폴레옹 장군 파리로 향하다’, 그리고 드디어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나폴레옹 황제, 파리에 입성하시다. 황제 폐하 만세!’로 말이다. 


이는 언론의 속성을 비아냥거리는 사례로 자주 인용되지만 꼭 언론만이 아니다. 리더십에 대한 평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같은 사람을 놓고도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 성과는 리더십 평가의 결정적 요소가 된다. 마치 나폴레옹이 성과를 나타내자 헤드라인이 변한 것처럼 리더십에 관한 저자들 역시 그런 경향이 심하며, 우리는 그들의 장단에 놀아나곤 한다.     


리더십 평가의 허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필 로젠츠바이크(Phil Rosenzweig) 교수는 책을 쓰는 저자들의 잘못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베스트셀러 경영서들이 주는 대부분의 메시지에 동감하며 저자들이 원칙을 쉽고 명료하게 제시해 수백만 경영자들로 하여금 아이디어를 얻게 만든다고 긍정하면서도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볼 게 있다. 이야기를 전달하고 사건에 일관된 방향을 제공하려는 욕망은 우리로 하여금 존재하지도 않는 추세를 파악하고 그릇된 인과관계를 추론하게끔 부추기기도 한다. 그들은 우리가 믿을 때까지 끊임없이 전설을 찍어낸다”고 혹평하였다. 


그는 리더십에 대하여도 쓴 소리를 했다. 우리가 훌륭한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명확한 비전, 커뮤니케이션 역량, 훌륭한 판단 등을 들먹이지만 그런 기준에 부합하는 행동은 무척 다양하다면서 “높은 실적을 올리는 기업을 내게 말해주면 나는 그 기업의 리더에 대해 긍정적인 특성을 찾아낼 수 있고, 반대로 부진을 면치 못한 기업을 알려주면 그 리더가 실패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필 로젠츠바이크, 《헤일로 이펙트》, 이주형 옮김, 스마트비즈니스, 2007). 즉, 많은 책들이 전해주는 리더십 분석이나 평가라는 것이 ‘이헌령 비헌령’이 될 수 있으며, 냉정한 원인 분석이 아니라 결과를 갖고 거꾸로 원인을 좋게 또는 나쁘게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후처방’의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글이 길어서 내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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