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말 한마디가 너무 멀리 가버린다.
“캠프나 다녀올래?”
그 말을 꺼낸 순간, 나는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
괜히 꺼냈다. 괜히 물었다.
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절대 안가!!!”라고 말하길 바랐던 걸까.
그런데, 예상치 못한 반응.
“그래! 콜!”
그 순간, 나보다 먼저 마음의 배낭을 꾸린 사람은 바로 내 딸이었다.
“어디로 가는 건데?”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영어 캠프야. 뉴질랜드!”
딸은 주저함이 없었다.
그저 확신에 찬 얼굴로 “콜!”이라고 답했다.
그 단호한 한마디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정말, 외국에 혼자 가겠다고?
예상 밖의 용기 앞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고, 한편으로는 아찔했다.
내가 기대한 반응은 완전히 빗나갔고,
나는 그 틈에서 딸의 ‘자란 어깨’를 처음 본 것 같았다.
그리고 딸은 정말로 떠났다.
전화 한 통 없었다.
전화가 허락되는 날에도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캠프 마지막 날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더 있고 싶어!”
어쩌면 그 말이, 이번 여행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지도 모른다.
딸은 이제, 내 품을 벗어난 것이다.
아니, 벗어났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고 돌아온 것이다.
딸은 돌아온 뒤에도 말했다.
“엄마, 이번엔 캐나다로 보내줘!”
더 크고 낯선 세상을 향해 가겠다는 그 말이
그렇게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이제 딸은 내가 고른 옷을 입지 않고,
내가 깔아준 길 위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길을, 자신의 속도로 걷고 있다.
딸이 점점 나를 벗어난다는 건,
어떤 날은 아프고, 또 어떤 날은 대견하다.
나는 아직도 내 아이가 낯선 곳에서 잠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뒤숭숭한데,
그 아이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고 있다.
‘자립’이라는 말은 늘 멋있게만 들렸지만
막상 그걸 눈앞에서 목격하는 건, 꽤 복잡한 일이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너무도 빠르게 지나간다.
엄마가 걱정하든 말든, 아이는 훌쩍 커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