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이 6천억인 개가 있다고요??"
"와~ 갑자기 현타 온다~~"
반려견을 위해 유산을 남겨줄 수 있냐는 동엽신의 물음으로 시작된 스튜디오 대본.
흥미있는 이야기로 흘려보내기 좋은 소재였지만, 이상하게도 내 머릿 속엔 오래 남은 이야기였다.
인도의 대기업 회장이 자신의 반려견 '티토'에게 무려 1000억 원의 유산을 남겼다.
그리고 독일의 한 재벌은, ‘건서3세’라는 셰퍼드에게 전 재산을 상속했고,
지금은 그 후손 ‘건서6세’가 자산 6천억 원을 보유한 개가 됐다.
"건서는 제트기를 타고 여행을 다닌대요!"
"월드는 개껌 하나에도 행복해하던데~ 미안하다 월드야!"
나는 이 이야기를 놀람과 웃음으로 풀었지만,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이란 존재는 재산을 남길 만큼 소중한 존재일 수 있구나'라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재산을 상속했다는 사실보다,
그 안에 담긴 책임감과 애정이 더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반려동물 신탁제>가 있다고 한다.
직접 유산을 물려줄 수는 없지만, 신탁 기관에 재산을 맡겨
남겨진 반려동물의 생을 끝까지 책임지도록 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를 대본 속에 간략히 소개하면서 방송의 정보 전달을 넘어,
사람과 동물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유산이라는 말이 부자들만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사랑과 책임을 남기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나는 개를 키우지 않지만, 이 이야기를 쓰면서
'누군가의 반려동물은, 정말 그 사람의 전부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매일 마주했던 눈빛
혼자 남겨질 걱정
마지막까지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
그 모든 마음이 ‘유산’이라는 단어 안에 담겨 있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