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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Nov 13. 2023

길냥이들에 대한 단상

동물도 있수다

 길고양이 즉, 길냥이들은 길을 거닐다 보면 흔히 마주치는 동물이다.


어느 마을에서 본 꼬물이와 삼촌인듯한 냥이
삼촌한테 혼났는지 쫄래쫄래 자리를 옮긴다

 때론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오르락내리락하는 글의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냥이집사로써 바라보는 길냥이들은 안타까운 애들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정기적으로 먹이를 준다던가 하면, 이웃들과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마음과 달리 선뜻 그렇게 하지 못함에 마음이 내심 아프기도 하다.

 알려진 것과 같이 길냥이들의 개체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시설을 훼손한다던가, 새들이 위협을 받아 조류개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도 하며, 길냥이들이 만들어놓은 응아는 위생이나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겨울에 지하주차장에서 본 어떤 냥이

 사는 동네에서는 봄이 되면 어디선가 냐웅거리는 꼬물이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보이다가 여름, 가을이 되면 어느새인가 훌쩍 컸는지 아이가 된, 그렇지만 경계심이 많은 냥이들이 눈에 띈다.  그러다가 추운 겨울이 되면, 어딘가에 숨어서 지내는지, 또는 안타깝게 객사를 하는지, 이듬해 초봄이 되면 보이는 숫자가 부쩍 줄어있다.

 다행히 겨울을 넘긴 강인한 냥이들은 다시 한해를 맞이해서 삶을 이어나가곤 한다.


 그게 나에게 보인 도시의 길냥이들의 삶인 것 같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시골의 냥이들의 삶은 대조되어 보이는데, 섣부른 판단일 수 있으나 작은 시골마을에서는 길냥이들이 공존을 하는 경우가 많은지 경계심도 적고 내심 평안해 보이는 경우를 많이 봤던 것 같다.

어느 마을 초입에 있던 냥이. 동네의 터줏대감인듯.

 아마도 자연과 더 가깝다는 것도 한몫할 거 같고, 인구밀도도 낮다 보니 사람들과의 트러블도 적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저기 먹이그릇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말동무가 된 녀석들도 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글을 보면, 길냥이들을 박멸해야 하는 존재처럼 쓴 것들도 있는데, 그건 사람이 상급존재라고 판단해서 함부로 이야기할 것은 아니라고 보고, 다만 사람들이 키우던 동물을 버리는 것부터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든 싫든 간에 그들도 그들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니, 다만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랄 뿐이다.


 길냥이들을 지켜보다 보면 어딘가 아웅다웅하는 우리네의 삶이 투영되는 것 같아 묘한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랄까.


어촌마을의 삼색이. 일이 있는지 바쁜 발걸음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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