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한 식감과 먹었을 때 청량감에 더해 맛이 없는 듯 있는듯한 맛까지, 식탁에 있다면 주저 없이 손이 가는 채소.
파프리카가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멋진 색깔도. 한몫한다. 노랗고 빨갛고 때론 녹색의 두툼한 이 채소는 만일 파란색이었다면, 느낌이 달랐을 수도 있겠다.
파프리카는 고추와 같은 뿌리라고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살찐 고추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생김새와 맛이다.
고추 중에서는 고기와 함께 먹는 아삭한 그리고 맵지 않은 고추를 좋아하는데, 이건 뽑기와 같아서 파프리카의 식감을 기대하고 먹었다가 매운 고추여서 낭패를 겪는 일종의 모험이 가미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좀 어려운 채소랄까.
그래서, 누군가 파프리카 좋아하니까 고추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면,
"흐음, 고추요? 뭐랄까... 100% 신뢰하는 채소는 아닙니다. 가끔 힘들게 해요."
라고 말할 거 같다.
꼭 지키지는 않지만, 나는 '채소는 날것으로, 고기는 익혀서' 라는 개똥철학이 있는데, 파프리카의 경우, 예외로 구워 먹어도 또는 짭조름한 소스에 익힌 것도 꽤 맛나다. 아마도 두께감이 있어서인지 아삭함이 유지되기도 해서일까? 뭐 그래도 역시 막 씻어서 신선한 날것을 먹는 게 최고지만!!
몇 해 전인가, 한때 파프리카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서 하나에 3천 원이 넘었던 적이 있었다. 이때에는 먹고 싶은 마음을 참아야 했는데, 요즘 아내가 자주 주길래 가격을 물어보니 4개에 3 천얼마를 주고 샀다고 한다.
요즘, 간식으로 먹는다
어떤 일이 있었길래 가격변동이 이렇게 큰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쌀 때 많이 먹어둔다는 마음으로 테이블에 파프리카가 올라올 때면 열심히 먹어둔다.
문득, 어떤 가수가 파프리카를 좋아해서 파프리카에 대한 애정을 담은 노래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노래에 '파프리카~ 파프리카~ 너는 참 아삭해~' 라고 할 수는 없는지 보이진 않는다.(다행이다.. 이런 가사였다면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