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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Jan 09. 2024

결심할 결심

일상과 사색

 나는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한 결심을 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직장인이 된 후로는 새해라고 해서 특별한 계획이나 결심을 세우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기억이 없는 것 같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올해는 꼭 무엇을 이뤄야지, 올해는 무엇을 얼마큼 해야지 하고 세운들 지킨 적도 별로 없거니와,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정확히 모르겠었기 때문이리라.

 연말에는 운이 좋으면 일이 조금 느슨해진다던가 하는 변화를 갖고 난 후, 새해 휴일을 마치면 출근을 하고 어느덧 한 달 두 달 지내는 삶이 반복되었던 것 같다.


 혹자는 인생은 긴 여정이라서, 너무 먼 곳을 바라보고 사는 것보다는 짧은 목표를 두고 달성해 나가면서 가는 것이 좋다고는 하나, 나에게는 그냥 달력 앞의 숫자가 바뀌는 것 외에 큰 변화를 못 느끼고 살았다. (심지어는 1월 초에 생일이 있음에도 생일의 의미도 크게 두지 않는다!!)

 새해가 된 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의 저녁, 화장실에서 문득 생각을 해봤다.


올해는 새해의 결심을 세워야 하나?

세운다면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나?


 화장실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올해의 특별한 결심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실 공개할 수 없는 작년부터의 결심 하나가 있지만, 그 결심은 새해의 결심이라기보다는 인생의 결심에 가까워서 그것 외에는 머리를 굴려도 생각이 나지 않아, 뒷정리를 하고는 화장실에서 일어났다.


 아직까지는 그냥 하루하루를 잘 잘아가는 것이 나의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무사히 하루를 보내고, 편안한 저녁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작은 목표이고, 가끔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라면, "참 잘 먹고 산다." 이 한마디를 말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작은 목표다.


 좀 더 넓혀본다면,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다가올 노후생활에서 남에게 기대지 않으면서 건강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이 결심이라면 결심이리라.


 더 나아가서 여유가 된다면, 작게라도 베풀 수 있는 삶도 좋을 것이다. 있는 여유 내에서라도 작게 베푸는 것도 좋고 말이다.


 결국 무탈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새해의 아니 매해의 결심인 것 같다.

 그래! 그렇다면 올해는 위의 생각들을 모아 새해의 결심을 해야겠다.

 인생 전체를 볼 때에 개략적으로라도 세워놓은 노후의 계획이 있으니 그 계획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이 새해의 결심이 되시겠다!!



덧붙임.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6~7년 전인가에 2020년까지는 OO을 해야지!라고 목표를 세웠던 적은 있네요. 뭐... 달성은 못했습니다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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