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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May 10. 2023

노안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일상과 사색

40대 초반경부터 노안이 왔다.

좀 빨리 온 편이었는데, 처음에는 노안인 줄도 몰랐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노트북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당연히 눈이 피로해지고, 그래서 글자가 두겹으로 보이고 뭐 그런거지... 라며 태연히 넘어갔었는데, 휴일에도 휴대폰이나 책의 글자가 잘 안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서야 노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안과를 찾아가보니 뭐 그 이후는 제목과 같이 노안 당첨!

 노안은 한 50세 이후나 60세부터 오는 그런 것줄로만 알았지 내가 노안이라니...노안이라니...



 그 이후, 집에는 돋보기 안경, 회사에는 다촛점 안경을 갖춘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나는 원시라서 가까운 곳을 보려면 돋보기 안경을 써야한다. 맞다. 정말 노안인 것이다), 안경이란게 당췌 적응이 안되는 것이다.

 콧등도 아프지, 귓등도 아프지, 다촛점 안경은 수첩과 노트북 거리에 맞춰져 있어서, 멀리볼 땐 안경을 벗어야하지... 아휴 뭐 이리 귀찮아 이런 심정이었다.


 젊어서부터 4개의 눈으로 생활하셨던 분들은 하하하...하실텐데, 안경을 쓴지 7~8년이 넘어가는 지금에도 적응이 잘 안된다.


 회사에서는 왠만하면 안경을 쓰고있는 편인데,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거나, 코라도 풀라면 안경을 벗어야하는 불편함은 당연지사. 자리로 와서 앉은 후, 노트북을 보는 순간, '아차', 우다다다 화장실로 뛰어가서 세면대 위에 '덩그러니 놓인 안경'을 찾아 오기를 일주일에 2~3.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적응을 못하고 있다니 싶다.

 

 노안 수술도 있다고 하던데 눈에 뭔가 대야한다면,  대뜸 이런 상상을 하게 되어 무섭다.

시계태엽 오렌지라는 영화의 한장면인데...인상 깊었던...


 일단 안경으로 살아가봐야지...수술은 무슨 수술하면서, '그냥 버텨보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뭔가 비장한 느낌이지만 그렇다는 거다.



 '세상은 변화하고 기술은 발달하지만, 내 눈은 나이가 들고 퇴화하는구나. 정녕 (수술이 무서운 나같은) 노안을 위한 나라는 없단말인가.' 라는 병맛같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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