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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Apr 14. 2024

드라마 메시아를 본 감상, 그리고...

일상과 사색

 주말에 넷*릭스의 2020년 화제작이었던 드라마 '메시아'를 모두 보았다.


 보고 나면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로 알려져 있었는데 무교임에도 종교, 특히 유일신교에 관심이 많은 나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내용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알 마시히' (메시아라는 뜻) 라는 인물을 두고 이스라엘과 주변국 그리고 미국 사이에서 그려지는 내용으로 알 마시히라는 인물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설파하면서 기적으로 보이는 현상들을 일으키고 다니고,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실체를 파헤치려는 세력들의 이야기다.

 총 10편으로 전개는 느린 편임에도 보고 나면 꽤 많은 생각과 질문이 생겨나는, 재미있는 드라마다.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유일신교인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들었던 첫 번째 질문은

"메시아가 재림한다면, 과연 사람들이 알아볼까?"

이다.


 많이들 알다시피 유대교,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동일한 신을 모시는 종교다. 그 신은 각각 '아도나이', '여호와', 그리고 '알라'로 불리는데, 세 종교의 교집합은 구약 중에서도 모세 5 경이라고 불리는 성서로 메시아에 대한 입장은 세 종교가 조금씩 다르다.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는 유대교와 예언자로 보는 이슬람교 입장에서 드라마의 알 마시히는 하나님 이후 처음 재림하는 존재이며,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예수의 재림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예수 역시 325년 니케아공의회에서 공인된 삼위일체의 원칙에 따라, 하나님과 동일한 존재이므로, 결과적으로 메시아의 재림은 세 종교에게 모두 하나님의 재림이겠다.

 그리고, 하나님의 재림은 신, 그 자체로써의 존재이며 알파이면서 오메가인 유일한 존재의 재림이므로 메시아는 유대교,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 어떤 종교의 신으로서 재림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신의 재림이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날 때, 아랍인으로 재림하든, 아시아인으로 재림하든 그것은 신의 선택에 따름일 것이다.


 하지만, 세 종교의 신자들은 그 메시아가 자신과 같은 민족의 형상으로 나타나실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유대인이라고 유대인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아랍이나 페르시아인이라면 그 모습으로 재림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믿음이 내면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모습으로 재림할지 모르는 메시아를 우리는 과연 알아볼 수 있을까? (즉흥적으로 상상해보자. 신이 아시아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면?)


 그렇다면 혹여, 그 메시아라는 존재가 말씀을 전할지언정 말씀을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수천 년 전 동일한 신이 동일한 말씀을 전파했음에도 인간은 그것을 세 개의 종교(세부적으로는 더 많은 종교 파벌로)로 나눴고, 그로 인해 역사의 수많은 전쟁과 비극을 불러왔는데,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의심이 많은 인간들은 메시아가 나타난들 어떻게 알아볼 것인가?


 두 번째 질문은 "설사 메시아가 재림을 했다고 한 들 과연 사람들이 따를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으나, 기적을 행하였고 목격한 이들이 있을지라도, 앞서의 각 종교마다 지역마다 입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존재를 받아들이고 따를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림한 메시아의 말씀이 나에게 또는 자신의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많은 이들이 메시아를 배척하고 그릇된 신, 또는 위선자 또는 사기꾼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2천 년 전의 유대인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유일신교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진실이라고 한다. 유일신 교에서 진실이란 무엇인가? 거짓이 없고 참됨, 바로 하나님의 본질 그 자체이다.

 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들 진실 정말로 행해지고 있다고 생각는가? 종교인들이 진실을 설파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통령직을 수락할 때 성서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미국의 대통령이 진실에 근거하여 정치를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진실을 자신의 이익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렇게 하면 안 됨을 알면서도 각자 스스로에게 진실이라고 세뇌하고, 스스로 변명을 만들어서 행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고? 가슴에 손을 얹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생각해 보자.


 메시아라는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메시아가 재림한다면 인간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종교의 신이 오셨다고... 아마겟돈을 통해 (나의) 적들을 물리치고 영원한 천국으로 인도할 그분이 오셨다고.


 신은 변하지 않는 진리의 토대 위에 계신 절대적인 존재이고, 단지 사람이 변한 것일 뿐인데, 내 종교에서 또는 내 민족에서 재림한 신이 아니라면, 인간은 얼마든지 피를 흘릴 것이다. 서로의 적이라고 생각하는것이 멸망할 때까지...


 인간은 고귀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질문한다면, 뉴스를 틀어보시라. 전쟁이 일어난 그곳이 어딘지, 그들이 믿는 신이 누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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