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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May 27. 2023

무교인이 생각하는 불교

일상과 사색

나는 믿는 종교가 없다.

즉, 무교라고 말하거나, 또는 '불가지론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종교라는 것 자체에는 상당히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나에게 맞는 어떤 종교를 찾고자 함이 아닌 '종교'라는 그 자체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자면 종교의 기원, 역사, 그리고 그 의미 등이라고 할까.


 그래서, 각 종교의 경전을 읽어보지는 않았을지라도 종교관련 책 여러 권 읽고, 나만의 정리를 해온 편이다. 이 종교는 이렇구나, 저 종교는 이렇나, 이런 식으로 말이다.


  특히, 종교의 기원을 중요시 여기는데, 시작에서 그 종교의 본질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대'와 '세대'를 거쳐가면서 그 본질이 왜곡되기도, 오해석되기도 하다보니 더욱 더 '기원'과 '본질'에 관심을 두게 된다.



오늘은 석가탄신일이다.


 많은 책에서 불교는 철학에 가깝다고들 한다. 나도 공감한다. 철학 또는 사상으로 접근할 때, 내가 생각하는 또는 책에서 다룬 불교의 본질은 이 문장 하나로 압축된다.


"모든 고통의 원인은 욕심이다"


 맞다! 비교로 인해 자괴감이 생기는 것도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요, 실패에서 오는 슬픔도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욕심을 버리면 고통은 사라진다.


 이상하다고? 그렇다. 이상한 부분도 있다. 욕심은 호기심과 함께 인간을 발달하게 한, 시대를 발달하게 한 원동력이기도 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학으로써의 불교라는 점을 볼 때, 이 문장이 안겨주는 안정감이 꽤 도움이 된다. 실제로 뭔가 힘듦에 부딪혔을 때, 욕심을 조금만 덜어보시라. 그러면 편안함에 이를 때가 있다.


사진과 글의 맥락은 다를지라도...

 

 석가모니는 왕자의 신분에서 성인으로 거듭났다. 그 방법은 단순히 단식을 병행한 고행을 하는 것이 아닌, 욕심을 버림으로였다.


 오늘은 석가탄신일, 즉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지만, 나는 석가모니가 마지막에 남긴 유훈을 되새겨보련다.

처음 읽었을 때, 인상 깊었어서 몇년전부터 스마트폰 메모장에 저장하고 가끔씩 읽어보는 글이다.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시길...


아난다여,
이제 나는 늙어서 노후하고
긴 세월을 보냈고 노쇠하여
내 나이가 여든이 되었다
마치 낡은 수레가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움직이는 것처럼
나의 몸도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살아간다고 여겨진다

그만 하여라,아난다여
슬퍼하지 말라,탄식하지 말라,아난다여
사랑스럽고 마음에 드는 모든 것과는
헤어지기 마련이고
없어지기 마련이고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그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아난다여,
태어났고 존재했고 형성된 것은
모두 부서지기 마련인 법이거늘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것을 두고 '절대로 부서지지 마라'고 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난다여,
그런데 아마 그대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제 스승은 계시지 않는다
스승의 가르침은 이제 끝나 버렸다

아난다여,
내가 가고 난 후에는
내가 그대들에게 가르치고 천명한 법과 율이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아난다여,
그대들은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의지하여 머물고
남을 의지하여 머물지말라

진리를 섬으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여 머물고
다른 것에 의지하여 머물지 말라

내가 설명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괴로움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방법이다

참으로 이제 그대들에게 당부하노니
형성된 것들은 소멸하기 마련인 법이다
게으르지 말고 해야 할 바를 모두 성취하라
이것이 여래의 마지막 유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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