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4
댓글
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오영
May 31. 2023
국궁이... 하고 싶어요...
일상과 사색
예전부터 이건 언젠가 꼭 해봐야지하는 것 중에 하나가 국궁이다.
사격과 같이 뭔가를 쏴서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국궁은 뭔가 매력이 큰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양궁과 달리 먼 거리의 표적을 정확한 가늠자 없이 몸이 익힌 감으로 맞추는 것이 뭔가 멋지다.
역시 국궁도 얼굴빨!
마음의 정진도 될 것 같고,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한데다, 생각보다 장비
투자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운동이다.
40대 초반부터 해봐야지 하고 맘만 먹고 있다가, 2년전인가 연차를 냈던 날, 큰 맘 먹고 근처에 있는 국궁장을 찾아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궁은 아무 장소에서나 할 수 없는 운동일 뿐더러, 국궁교습소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 국궁장에 등록하고 그곳에서 배워나가야한다.
(보통은 그렇다고 한다)
출처:옥순정 국궁장. 내가 사는 지역이 아닌 곳으로 퍼옴
느즈막한 오후에 찾아간 국궁장에는 예상했던 것과 같
은 분위기에
활 쏘는 소리만 들렸다.
(사대에 올라가면 잡담을 하지 않는다
)
대략 분위기를 느끼시겠지만, 국궁은 보통 연배가 높으신 분들(60대이상이 많다)이 대부분이라, 내 나이대의 사람은 정말 젊은이 축에 속한다.
젊은 친구가 오니,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할 터, 사범님이라는 분을 만나서
등록 및
배우기 위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첫날임에도 연습까지 하고 왔는데, 결국 그 첫날이 현재까지는 마지막 날이 되었다.
왜냐고?
진입장벽이 너무 컸다. 그 진입장벽이란게 장비구입이나,
회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같은 통상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장비는 국궁장에 있는 장비로 배워도 된다.(내가 갔던 곳은 시에서 운영하는 국궁장이었다
.
)
배우는 것도 잘 가르쳐 주시기 때문에 하자면 할 수 있었겠다.
문제는
다들 연배가 높으신 분들
인데다가, 예
(禮)
를 중요시 하는 스포츠
이다보니, 노인정 분위기 +
통상의
회비 외에 독특한
(신입
의)
지출구조를 갖고있더란거다.
(
이건 내가 갔던 곳만 그럴 수도 있으므로
,
내 경우에 그랬다는 것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
사범님의 친절한 설명을 간단히 쓰자면,
첫 활을 쏘면 한턱, 처음 과녁을 맞추면 한턱, 처음 몇번 맞추면 한턱, 또 뭐하면
한턱! 한턱! 한턱!,
신입이 어느
정도 레벨업이 됨에 따라 술 또는 저녁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방식이던거
다.
예(
禮)
의 운동이니까...
예림이...가 생각나는 우리의 호구형
아마 내가 레벨업 된 후, 어떤 신입이 오면 또 나도
삥
을 뜯는 고참
중 한 명
이 되겠지...
나는
단지
국궁이 좋아서, 국궁을 배우고 싶어서, 마음의 정진도 되면서,
과녁을 맞추는 즐거움을 갖고
싶었을 뿐
이라구요!!!
첫날 어찌어찌
하다보니 연습까지 2시간을 있다가 왔는데, 아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계속 드는 거다.
(돔황챠!! 실행버튼 꾹!)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나라 전통 스포츠에 참 좋은 시설들에... 널리 대중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는데, 이런 방식의 운영이면 대중화는 힘들겠다 싶기도 했다.
나름 어른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어울림의 문제가 아닌 체계 개선이 필요한 문제로 보였던거다.
(삥 뜯기기 싫
어요
의 다른 말)
어쩐지, 첫날 사범님이 말씀하시던
,
그 말이 딱 맞았다.
"젊은 사람들이 보통 첫날만 오고 안 오더라고..."
난 그 젊은이(라고 쓰고 아마도 40~50대)
들이
왜 다시 안갔는지
알 것 같
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어떻게 대중화가 되냐구요...
쓰다보니 하소연 글이 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국궁은 하고 싶어요...
keyword
국궁
활
레저
오영
일상에서 사색을 즐기는 오영입니다. 짧은 휴식같은 글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구독자
67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사람에게 고양이의 꼬리가 있다면?
미용실에서의 수다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