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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옷걸이, 아니 턱걸이 기구를 팝니다
일상과 사색
by
오영
Jul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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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로 사용하는 방의 한켠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턱걸이 기구가 있다. 어떤 턱걸이 기구의 운명도 그렇듯, 우리 집에서도 옷걸이로써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
40대 초반즈음 집에서도 운동을 하기 위해 구입한 이후 2~3년 정도 그 제대로 된 용도로 사용되었었다. 남들은 몇 달 안 간다던데 2~3년을 썼으니 그래도 꽤 사용한 셈이다.
언젠간 운동을 하겠지 싶은 마음에 아직까지 놔두고 있는데 크기가 작지 않은 데다가, 턱걸이를 하겠나 싶은 마음에 이제 슬슬 보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사실 턱걸이를 덜하게 된
, 내 기준에서는 명확한 핑계가 있다. 눈에 띄어야 하게 된다는 지론?으로 전에는 거실에 두고 TV를 보다가도 몇 개 하는 식으로 해왔었다.
하지만 턱걸이 기구가 원체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데다 인테리어에 좋은 모양새는 아니라서, 방으로 쫓겨나게 되었고, 이후 방에 들어가지 않는 한
눈에 보일
일이 없으니, 점차 방에서 다른 역할을 가지게 되었다는 핑계가 있다.
아... 핑계 맞다.
사실 거실에 실내자전거가 있는데, 이 친구는 모자걸이로 사용된다. 아주 가끔 본연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내 기준에서는 그중에서 운동이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스포츠와 같은 것은 재미를 붙이면 꽤 오랜 기간 하지않을까 하고 생각되는 반면, 피트니스나 달리기 같은 것은 재미라기보다는 의지의 영역이 지배하는 부분이어서, 결국 내 의지가 약하구나라는 것만 알게 되고 어느 수준에서 멈추게 된다.
다음 주부터 해야지, 다음 달부터 해야지 이렇게 차일피일 미루는 게 몇 년, 턱걸이 기구였던 녀석은 이제 옷걸이라는 '가구'가 되어버렸다.
방 한
켠에서 태생과 다르게 무거운 옷들을 담당하며 꿋꿋하게 있다가, 이제는 정리대상이 되어 기구한 기구가 되어버린 턱걸이 기구의 이야기다.
덧붙임. 그냥 제 의지가 약한 것에 대해 하소연이라기 보다, 주절주절해보고 싶어 쓴 글입니다. 건더기는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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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
기구
옷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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