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영 Aug 12. 2023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일상과 사색

 주방 다용도실을 열어보면 1~2주일 만에도 정말 많고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나온다.


 쓰레기를 적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그 의지와는 다르게 택배며, 마트에서 사 온 식료품이며, 포장음식까지 쓰레기들을 모으면 종이류와 비닐, 그리고 플라스틱이 한가득이다.


 그중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예전 인기 애니메이션이었던 '미래소년 코난*'의 초반 장면이다.

*요즘 세대는 코난 하면 명탐정 코난이 먼저 떠오르겠군요


 만화에서 다이스 함장과 선원들이 몰던  중장비형의 로봇이 있는데, 만화 초반에 이 로봇을 타고 땅을 파서 묻혀있던 플라스틱 쓰레기를 채하는 장면이 나온다. 만화의 설정에서는 인류 대부분이 멸망한 대전쟁 이후, 석유가 부족하다 보니 전쟁 전 세대가 버렸던 플라스틱 쓰레기를 역분해하여 석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긴 로봇으로 쓰레기를 채굴한다

 어릴 적 볼 때에는 이 장면이 그리 와닿는다거나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플라스틱 버릴 때 자주 생각난다.


 요즘의 기술이라면, 합성석유(e-퓨얼이라고도 한다)라고 물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전기분해와 합성 과정을 통해 석유를 만들 수는 있지만, 요즘의 분위기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감소하고 산업이 퇴화한다던가, 3차 세계대전과 같은 인류자멸과정의 길로 가게 된다면, 정말 '미래소년 코난'과 같이 석유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뒤지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뭐 그렇다고

'미래인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버려줘야지!'

이런 이야기는 아니고,

'정말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도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저런 생각까지 들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튼  스스로 문명의 이기를 누리면서 플라스틱, 비닐, 종이박스 등을 많이 소모하는 생활을 하고 있으니 나온 결과물이겠지만, 버리면서도 참 지구와 동식물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든다. 인간이 뭐라고 지구에 이렇게 X을 싸는지...


 개개인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여야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 플라스틱의 완벽한 재사용기술이나, 자연분해 기술 같은 것이 발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안 되는 곳에 누가 투자를 할 것인가를 고려해 보면 요원한 일이 될 것 같다. 이런 기술의 개발을 위해, 전 세계가 탄소절감활동에 동참하듯, 국가 간 펀딩을 해서 장기간 소요되더라도 기술 개발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미래의 후손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살다 못해 월-E처럼 지구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전에 말이다.

영화 월-E에서...


덧붙임. 오늘도 의식의 흐름이 미래소년 코난에서 시작해서, 월-E로 갔습니다. 한편으로는 프라모델 취미가 있는 사람으로써 찔리기도 하네요.

작가의 이전글 서바이벌 가방, 갖추고 있습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