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수업이 끝나면 우리는 어김없이 학교 앞 분식집으로 향했다.
식빵 튀김, 계란 튀김, 고구마튀김 등 다양한 튀김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식빵 튀김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허기를 달래주기에 가장 든든한 간식이었다.
게다가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수다는 딱딱한 수업 시간과 지루한 내용들을 단번에 잊게 해주었다.
그렇게 중학교 생활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갈 때쯤....
담임선생님께서 칠판에 첫 중간고사 시험기간을 적어주셨다.
과목 담당 선생님들은 중요한 내용마다 별표를 치며 꼭 외우라고 강조하셨고
그 덕분에 내 책과 노트는 별표와 동그라미, 다양한 색으로 울긋불긋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시험이 가까워지자 학교에 남아서
나는 나름대로 공부를 해봤지만,
오래 놀던 습관은 쉽게 바뀌지가 않았다.
그나마 입학 후 첫 수업에서 '꼴찌를 할지도 모른다'는 충격을 받은 뒤로,
수업 시간만큼은 집중하고 또 집중을 했다.
그 노력이 차츰 습관이 되었고,
덕분에 수업 시간은 내게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드디어 중간고사 당일,
선생님께서 시험지를 들고 들어오셨다.
"컨닝 절대 하지 마라" 주의 사항을 말씀하신 뒤 시험지를 나눠주셨다.
가슴은 콩닥콩닥 뛰었고, 손에는 땀이 맺히는 듯했다.
하지만 막상 문제를 풀어보니, 수업 시간마다 선생님이 별표 치며 강조했던 내용들이 거의 다 나왔다.
긴장 속에서도 차분히 문제를 풀었고, 다 쓴 뒤에도 몇 번이고 다시 검토했다.
답안지를 조심스레 제출하고 나서야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며칠 뒤, 시험 결과가 나왔다. 나는 반에서 3등이었다.
친구들은 놀라며, "네가 어떻게 3등을 할 수 있냐"라며 놀리기 시작했다.
나는 늘 놀기만 하고 공부와는 거리가 먼 아이로 여겼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조차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줄은 몰랐다.
그저 꼴찌를 면하려고 수업 시간에만 집중했을 뿐인데..
뜻밖에 좋은 성적을 얻으니 조금씩 공부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잘했다며 문제집을 선물로 주셨고,
친구들 또한 나를 예전과는 다르게 바라보는듯했다.
집에 돌아와 엄마께 말씀드리니, 엄마는 뛸 듯이 기뻐하셨다.
그 순간부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자리 잡았다.
그래서 점점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