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입학,
더 넓은 세상으로 내딛는 첫걸음이었다.
낯설지만 설레는 공간에서 나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차근차근 나만의 세상을 배워가기 시작했다.
어릴 적 시골의 작은 울타리를 넘어
조금 더 큰 세상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국민학교를 마무리하고 맞이한 중학교 입학은,
내게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교복을 입고 새 가방을 든 나는,
전보다 조금 더 어른스럽고 멋진 모습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아침마다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해야 했다.
버스에 오르면 윗동네 아이들이 이미 타 있었고,
달리다 보면 아랫동네 아이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늘 버스 안은 혼잡했고 자리에 앉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복잡함이 싫어 가끔은
새벽에 일찍 집을 나서곤 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며
여유롭게 버스에 앉아 가는 길은 내게 작은 자유와 설렘을 안겨주었다.
입학식 후 첫 수업 날,
과목마다 다른 선생님이 차례로 들어오셨고,
노트 필기를 해야 했고, 수업 중 집중하지 못하면
일어나 대답을 하지 못해 창피함을 당하기도 했다.
국민학교 6년을 그저 놀기만 하며 지내던 내게
아이들의 똘망 똘망 한 눈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그 순간 겁이 덜컥 났다. 전혀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학교 때는 시험도 없고 등수도 매겨지지 않았다.
중학교 들어서면서 중간고사가 있고 성적표가 나온다.
반에서의 순위뿐만 아니라 전체 등수까지 적나라하게 나온다.
혹시 이러다 반에서 꼴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수업 시간마다 선생님의 수업내용을 빠짐없이 꼼꼼하게 필기를 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시고 선생님들은 수업태도가 좋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저 꼴찌를 면하려고 열심히 했을 뿐인데...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놀던 습성이 남아 있어서였을까.
수업 시간에만 잠시 진지했을 뿐,
학교가 끝나면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
예습과 복습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직 수업 시간에만 집중했다.
꼴찌를 면하기 위해, 그리고 선생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그래서인지 공부는 언제나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