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의 세계 3화

비서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

by 희설

비서의 일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하루 종일 뭐 해요?”

하루를 말하자면 짧고도 길다.
예측 가능한 루틴 속에서, 늘 예측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다.



오전 8:00 – 사무실 도착

보통 상사보다 30분 먼저 출근한다.
이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자, 상사를 위한 준비 시간이다.


오늘 회의가 몇 개인지 확인


방문객 확인 및 응대 준비


회의실 예약 체크


상사의 이메일과 메시지 확인 → 요약해 전달


커피나 물 등 사소하지만 필요한 것 준비


작은 준비 하나가 하루의 분위기를 바꾼다.
‘별거 아닌데 왜 이리 고맙지?’
그 말 한마디가 비서에게는 최고의 피드백이다.



오전 9:00 – 하루 일정 시작

상사가 출근하면 오늘 일정을 짧게 브리핑한다.
그날 해야 할 ‘결정’과 ‘이동’이 있는지 미리 알려준다.


회의 자료 준비 상황 확인


중요 메일에 대한 상사의 코멘트 수신


외부와 연락 (미팅 일정 확정, 차량 예약 등)


갑작스러운 변경 대응


대부분은 평온하지만, 갑자기 회의가 추가되거나
VIP 방문 일정이 겹칠 때는 순발력이 중요하다.
이럴 땐 ‘누구에게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점심시간 – 상사보다 늦게, 짧게

점심도 업무의 일부다.


상사가 외부 식사라면 동선 파악과 차량 준비


함께 식사하는 경우 메뉴나 장소 예약


혼자 먹는 날은 이메일 확인하며 간단히 식사


가끔은 상사의 식사 일정이 늦어지면 비서도 함께 늦는다.
하지만 괜찮다.
그 시간이 누군가의 하루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준다면.



오후 – 회의 정리와 문서 관리

오후에는 대부분 회의록 정리, 문서 검토, 보고서 취합 등의 업무가 중심이다.


회의 중 메모 → 회의록으로 정리


상사 지시 사항 정리해 관련 부서에 전달


다음 주간 일정을 가다듬기


이 시간은 비서가 ‘정보의 정리자’가 되는 시간이다.
조금도 흘려듣지 않고, 정확히 기록하는 게 핵심이다.



오후 5:00 – 내일을 준비하며 하루를 마무리

비서는 내일을 먼저 본다.


내일 회의 자료 인쇄/정리


출장이나 미팅 동선 확인


상사의 다음 주 일정 초안 만들기


그리고 퇴근 전에 오늘 받은 감사나 요청을 간단히 정리한다.
이메일로 회의록을 보내고, 협조 요청 메일에 답장을 다는 작은 일까지.



예측 불가능한 것들

비서의 하루에는 이런 변수들도 있다.

갑자기 상사가 외출해야 할 때


중요한 방문객이 예정보다 일찍 왔을 때


일정이 겹쳤는데 취소도, 연기도 불가능할 때


비상 상황(건강, 사고, 시스템 오류 등)이 생겼을 때


이럴 땐 차분하고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
소란을 만들지 않고 상황을 풀어내는 것,
그게 비서의 진짜 실력이다.




조용한 역할, 명확한 책임

비서라는 직업은 남의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일이지만
실은 모든 걸 ‘선명하게’ 보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보이지 않는 일을 정확하게,
말없이 큰 그림을 조율하는 사람.
그런 하루를 보낸다는 건 생각보다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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