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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 산 Jan 17. 2024

성誠의 이해

문자를 읽다.

해가 바뀌었다. 푸른 용의 해는 입춘과 더불어 오겠지만 사람들은 이미 새해를 맞아 1년을 계획하고 저마다의 다짐을 했을 것이다. 떠오르는 태양 앞에서든, 믿고 의지하는 사람 앞에서든, 아니면 거울 앞에서든, 작심삼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무언가, 누군가에겐가 약속을 했을 것이다. 다짐에는 목표가 필요하다. 원하는 것이든, 이루고자 하는 것이든 목표에 다가가고자, 그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짐과 목표 사이에는, 의지와, 무엇보다 성실함이 필요하다. 바로 성誠이 필요한 것이다. <상용자해>에 따르면 말씀 언言과 이룰 성成으로 구성된 이 문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룰 성成은 완성된 창에 장식을 달아 더러움을 털어내는 것이고 그 더러움을 털어낸 마음으로 신에게 맹세하는 행위나 그 마음이 誠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 글자를 정성 성誠이라고 새김 한다.


기실 해가 뜨고 지고, 계절이 바뀌며, 밤과 낮이 바뀌는 것에는 성실함이 없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법칙이다. 법칙이 준엄하게 이행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은 어쩐 일인지 될 수 없는 일도 되게 만들며, 되어서는 안 될 일도 되게 만들고, 손 하나만 뻗으면 될 일도, 말 한마디 건네서 해결할 일은 망쳐버린다. 그 인간의 불완전함이 의지를 필요로 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며, 마침내 선이든 죄든 이루어 내고 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인간의 불완전함이라는 것이 결국은 가능성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 대답은 때때로 아프다. 또 질문을 바꿔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물을 때는 막막한 기분이 든다. 그러니 굳이 질문을 하고 싶지 않아 지는 것이다. 하지만 안다. 질문하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고, 알아챌 수 없으면 결국 흘러가서 낡아져 버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올해는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순간순간 성실하게 물을 것이다. '너 지금 뭐 하고 있냐?!'라고...... 그 대답도 어떤 감정이 밀려오든 성실하게 답할 것을 올해의 나에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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