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문장_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by 검은 산


대학에 한 달쯤 다니다, 자퇴를 하고 재수를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말렸지만, 이대로 4년을 보낸다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느낌이 내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왔기 때문이다.


밀폐된 공간을 잘 견디지 못하는 나에게 독서실은 최악의 공간이지만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고, 많은 시간은 앉아서 보냈다. 그렇지만 그 기간은 뭐랄까? 아주 즐거웠다. 극도로 단순한 생활 속에서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바라보며 달리는, 읽고, 쓰고, 외우고, 풀고, 답안지 맞춰보고, 그 생활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탈이 났다. 어느 날 갑자기 허리를 세울 수가 없게 되었다.


허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말이지, 만감이 교차했다. 다녔던 학교에는 이미 자퇴서를 제출한 지 오래고, 그렇지 않아도 시간이 촉박한데, 의자에 앉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고립된 생활을 하던 중이었고, 누군가를 만나 신세한탄을 할 시간도 없었다. 그렇게 치료를 병행하면서 공부를 하던 와중에 다행히 몸이 조금씩 차도를 보였다. 초반처럼 무리할 수는 없었지만, 엎드리든, 조금씩 쪼개어 앉아 공부를 하든, 걸으면서 듣기를 공부하든 어떻게든 공부를 할 수는 있었고, 하고 싶었고, 안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수학을 빼고, 모든 부분에서 점수를 끌어올려 학교를 들어갔고, 학과도 미래가 좀 걱정되었지만, 적성에도 맞았다. 그렇게 계속 공부를 계속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공부는 하고 있다. 사실 허리가 아프던 순간에 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생각했거나, '이 또한 다 지나갈 거야'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이라도 차도가 보이면 그만큼 조금씩 앞으로 나갔던 것뿐이다.


그리고 허리는 그 후에도 지금까지, 아마도 죽을 때까지 관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격렬한 운동은 꿈도 못 꿀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시간을 병원을 다니는데 할애에야 하고, 통증이 조금이라도 심해지면 모든 것을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오랜 시간 모든 것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때의 경험이 이 말을 이해하게 만들었다. 통증이 몰려올 때, 모든 것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이 몰려들 때, 몸이 사인을 보냈으니, 쉬거나 조치를 취하면 될 뿐, 이대로 인생이 끝장나 버리지는 않는다는, 불안과 공포 앞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가 그냥 지나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올바른 판단과 용기를 종용한다. 그 주체는 '이'를 겪고 이는 바로 나 자신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은 문제가 눈앞에서 사라지기를 바라며, 모래사장에 머리를 박으라는 말이 아니다. 행복도 불행도 잡아 둘 수 없으니, 어떻게 보낼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꽉 붙잡고 용기를 내어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해 준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행복의 총합도 불행의 총합도 아니다. '이'를 대했던 '나'의 총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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