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4
존 윅 1이 처음 개봉했을 때, 후속작이 나올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 정도로 훌륭하게 진화할 것은 미처 알지 못했다. 전체 4편 중에, 1편이 아내를 잃고 가장 익숙하고 잘하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치유되어 가는 과정이라면, 나머지는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사는 삶을 위해 자유를 얻고자 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길거리에 고아로 킬러로 길러졌던 존 윅이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한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느껴졌다.
존 윅 시리즈는 4편까지 만들어지면서 1편에서 구축한 독특한 세계관은 확장되고 디테일도 추가되었으나,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은 것이 시리즈 성공의 주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1편에서 아내를 잃고 죽은 것처럼 살고 있던 존 윅은 아내가 선물한 강아지의 온기에 기대어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다. 그렇나 그 강아지마저 잃고 나자 마치 거대한 원심력이 작동되는 것처럼 원래 자신이 있던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첫 번째 싸움이 벌어지기 전, 존 윅은 샤워를 하고 슈트를 입는 데 그 샤워 씬에서 그의 등에 새겨진 문신이 클로즈업된다. 그의 등에 새겨져 있던 문장은 ‘Fortis Fortuna Adiuvat’ 라틴어로 ‘행운은 용기 있는 자를 돕는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존 윅 4 마지막 장면에서는 3시간 가까이 몰아치던 액션이 갑자기 고요해진다. 개미떼처럼 몰려들던 적들은 사라지고 존과 케인 그리고 그들의 결투를 증명할 몇 명의 사람들이 마주 보고 있는 존과 케인을 바라볼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존과 케인이 주고받는 말이 있다. “Those who cling to death, live. Those who cling to life, die.”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존 윅은 용기 있게 싸워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을 쟁취했다. 그리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워 자유를 얻었다. 길거리에서 자라다가 살인자가 되었던 존 윅은 그렇게 자신을 구속하던 질서를 부숴버리고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카르마의 법칙대로 살인의 대가로 목숨을 잃었지만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을 위해 싸웠고, 목숨은 잃었지만, 사랑하는 아내 옆에 자유로운 인간으로 사랑하는 남편으로 묻힐 수 있었다.
사실 자유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만질 수도 없고, 맛볼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사라져도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생겼을 때, 절실하게 깨닫는다. 내가 그것을 추구할 자유가 있는지 없는지, 거기서부터는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것에 목숨을 걸 것인지 아닌지, 존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자유에 인생을 태울 것인지 아닌지, 선택은 역시나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