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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Jul 19. 2024

메카시즘과 언론인 머로

<굿나잇 앤 굿럭> 영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2차 대전의 참상을 정확히 전달하여 신뢰를 얻은 에드워드 머로는 다큐멘터 현장(SEE IN NOW) 중계프로그램에서 프로듀스 프레드 프랜들리와 더불어 사회정치적 이슈로 미국사회에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조지프 레이먼드 메카시 (1908-1957)은 냉전 분위기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이 미국 도처에 있다는 연설을 하여 체재수호적인 인물로 급부상한다.


 매카시즘은 미국 사회의 갈등과 논란을 야기하였고 그의 레드혐오증은 무고한 사람들을 양산하고 그들을 제거, 소외시키는 횡포를 부리자 언론인조차 두려움에 떨어 진실보도를 외면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한 군인이 연좌제로 불명예제대를 강요받는 사례가 발생하자 머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 부당함을 밝히게 되고 에드워드 머로의 제작팀은 매카시의원과 실질적인 갈등이 고조된다.

 머로와 제작팀은 매카시와의 갈등이 전개됨에 따라 매카시에 대한 행적을 사실적이고 논리적으로 비판하나 매카시는 반박 방송을 하고 기득권을 이용하여 광고 철회와 방송주의 프로그램 폐지 압력을 넣지만 머로를 비롯한 제작팀은 이에 굴종하지 않고 의연히 대처한다.


 급기야 매카시의 공산주의 색출작업이 무근거함을 냉철하게 밝히자 매카시의 인신공격과 반박방송이 여과 없이 방영됨에 따라 진실 보도의 열매인 듯 매카시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고 모든 사실이 허위로 판명된다.


 한 기자의 진실규명의 인식과 행동이 승리한 스토리이다. 거대한 메카시즘에 대항한 한 기자의 행적에 대해 미국 사회의 현상과 언론의 위상을 고민하고 성찰하게 하는 진면목을 보여준 수준 높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굿나잇 앤 굿럭>조지 클루니 감독의 의도가 반영되어 흑백으로 표현된 영화이다. 이분법의 냉전과 다양성이 소멸된 상황 속에서 작품 초반부의 재즈가 흐르는 술집이나 여유로운 분위기는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머로의 연설로 인해 긴급한 분위기와 극적 긴장감으로 전환되어 좋은 대비를 보인다.


 평화로운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할 때 가능함을 전제로 한다. 평온한 시대에 깨어있는 언론이 평온함을 만든다는 것으로 상징되어 있다. 팩트에 기저하여 철저히 자료화된 매카시 화면과 영화화된 머로 화면의 대비의 효과도 이것이 픽션이 아님을 반증한다. 우리가 진실보도의 사명 아래 객관적인 관점에서 공정보도를 한다 해도 자기 관점이 개입될 여지는 있기에 늘 비판적인 수용을 해야 한다.


 언론이 광고를 통한 대기업 편향 기사 작성 사건 보도 때에 자문할 경우에도 체제옹호적 인물을 영입함으로써 공정성이 결여되고 왜곡 보도의 우려가 심각해진다.


 이 영화는 미국 사회의 매카시즘 광풍을 지적하며 미국 언론의 오도에 대한 지원 과 언론의 진실보도를 외면한 언론의 편향성을 비판, 시사한 작품이다.


 거대권력과 싸우며 고뇌하는 머로 옆에는 멋진 동료들과 그와 신념을 동행하는 긍정적 지지자가 존재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언론의 거대기업화와 진실보다는 자사 이익에 충실한 자본주의의 한 양태 앞에서 공정은 뒷전이고 자신의 이익이나 정치 집단의 이익에 휩쓸려 가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 언론의 역할과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진정한 지식인의 신념을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된다.


갑자기 이 영화가 떠오른 것은 요즘의 현실이 답답해서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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