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가운 입은 그의 소리가
허공에 퍼지다가
귀로 들어왔다.
왜 ?
함부로 했냐?는
송곳말로 나를 찌른다.
글씨를 많이 써서
인대가 닳아버렸다고
가는 소리로
죄지은 사람처럼
주눅 들면서 방어한다.
의술이 아무리 좋아도
고칠 방법은 없다고
한숨 길게 내쉬다가
쓸 만큼 뽑아 쓰다
수술 하자며
조곤조곤 말한다.
고개를 오뚜기마냥 끄덕었으나
온몸은 감전된 듯했다.
약 처방 받고 나오며
손가락에게 미안했다.
버티다 견디다
못내 파업하는
오른 둘째 손가락
곡선으로 차츰 변형된
너의 통곡이
통증으로 드러날 때
비로소 너가 아프다는 것을
인식한 둔감함을 어쩌랴.
아무 생각없이
무한정 공짜로
여지껏
마우스 천국의 제왕으로
휴대폰의 앱에
연중 무휴
써내려간 시간들은
너의 잔혹사.
약국에서 지지대 사서
인심쓰듯 손가락에 끼운다.
이제라도 편히 쉬게 해야지.
방심하며 무한한 자원인냥
지나온 시간을
반성 하고 감사 해야지.
아무렴, 그래야지.
성급히 산 지지대
made in China.
명품이 아닌 하품을
고마운 너에게 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