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현산 광제산 솔숲길 20킬로
소나무 웰빙 등산로
겨울 한가운데서
낙엽의 잔해를 밟는다.
한때
노랗고 붉은 옷으로 단장해
눈부신 그대를
시샘하던 넉넉한 사치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바스락대는 발 밑의
서어걱 서걱 대는
거친 숨소리로 돌아온다.
작은 여유 짚신 삼아
소로를 걷고픈
인간 욕망의 발걸음이
하나둘 옮겨질 때마다
저리 처참히 잔인하게 대지에 담긴다.
숲길 따라가면
진한 황달에 걸린 병자처럼
줄지어 선 빈곤한 참솔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손가락만 한 침으로 보란 듯이
하나 둘 떨어져
등산로에 벌러덩 드러누워
세상을 저항하듯 비우고 있다.
밟히면서도 참아내는
겨울 집현산 광제산 참솔나무는
천고의 세월 동안
이주할 생각 따윈
아랑곳 않고
한 자리에 뿌리 뻗어 버티며 견딘다.
모진 겨울
한 잎 한 잎 벗으며
스스로 추위와 맞서며
돌조차 울었다는
울명리 전설 속에
내일의 꿈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