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이면
일어나기 싫은 마음
토닥거려서
버스를 타고 수서역에서 내려
열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내려가는 너.
열차를 애인삼아
30년 이상 반복 하고 있는
너의 팔자에 연민이 피어난다.
언젠가
종로의 인사동에서
재미삼아 봤던 너의 사주 팔자
서류봉투 들고
샅에서 요령소리 나게
엉덩이에선 비파소리 나게
다닌다던 그 말에
철없던 당시엔 장난삼아 웃어 넘겼지.
그런데
30년 지난 지금 와서
생각이 나는 것은 왤까?
십대엔 학업을 이루기 위해 집을 떠나 첫차를 탔지.
이십대엔 상아탑의 환상에 미래의 꿈을 위해 열차를 탔다.
삼십대엔 직장에 말뚝 박기와 한낱 성취를 향해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탔다.
사십대엔 지위 상승과 네 부모를 위해서 탔다.
오십대엔 자녀 뒷바라지와 네 부모를 위해서 탔다.
육십대엔 자녀 뒷바라지와 네 부모를 위해서 탄다.
너의 진정한 삶은
그 어디에도 없이
무작정 달려간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기차의 자리 칸 수에 담겨 있다.
은퇴 후에도
무엇을 위해 여전히 새벽 열차를 타는 걸까?
아름다운 봄과 무성한 여름 그리고
풍성한 가을을 흘러 보내고
지금
겨울 가는 길목에서 선 너.
이제라도
자유로운 춤을 추는
너를 찾았으면 어떨까?
그리스인 조르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