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바리우다 Dec 10. 2023

남미여행일기14

14. 산티아고에서 푸에르토 몬트로 이동(인간관계...)

12.8.금욜 아침 5시,

오늘은 산티아고에서 푸에르토 몬트로 이동한다. 공항으로 가기 위하여 단체 버스를 타려고 보니 인원이 달라졌다.


 고산증으로 병원에 실려갔던 부부가 여행을 포기한 것이다. 아무래도 아저씨가 더 병원에 다녀야 했는지, 아내가 남편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런데 혼자서 여행을 하던  40대의 젊은 남성도 귀국을 결정해버렸다니... 놀라웠다.


 그는 맨 처음 왕따 당하던 70이 가까운 아저씨와 한 방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아프고 피까지 흘리자, 같은 방을 쓰지 못하겠다며 우리를 모아놓고 불평을 했었다.


그 후 두 사람은 따로 지내게 되었는데 70 아저씨가 귀국해 버리자 그도 어정쩡하게 혼자 지내게 되었던 거다. 게다가 그는 단체 사진을 찍기도 싫어했고 함께 밥을 먹는데도 소극적이었다.


그러다보니 고립감이 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혼자 숙소를 쓰면서 매일 돈을 더 내게 된 때문일까?


아무튼 그렇게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을 보니..

장 기간 여행을 할 때는 누군가와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혼자서 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자 의지를 다지는 여행이 아니라면 오히려 더 힘들다.


새미 패키지 단체로 움직이게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다. 그러다보니 자기와 함께 해주는 동료가 없음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외로움이 더 커지고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기가 더 쉽고 마음이 쉽사리 흔들리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나를 포함해서 이번에 모인 사람들이 더 이기적인 것일까? 이처럼 함께 여행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는 첨 봤다. 그것도 넷 씩이나... 께 온 사람의 20%나 된다.

이곳에 와서 새삼 더 느끼는 것은 일시적으로 모인 곳에서 사람과의 관계는 매우 깨지기 쉬운 그릇과도 같다는 것이다.


생존에 불편함이 다가오면 거침없이 자기 보호 본능이 발동되면서 버스의 자리나 출입국 수속을 밟는 순서에서나 암암리에 경쟁이 일어난다.


약삭빠른 사람들은 먼저 나꿔채 가듯이 움직이고 결국 혼자인 사람은 거기에서도 밀리고 내쳐지는 느낌을 받는다. 씁쓸하다..



8:50분, 이제 푸에르토 몬트 공항에 내릴 때가 되었다. 인간 관계에 대한 씁쓸함을 뒤로하고 난생 처음 와보는 이곳에서 오늘은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푸에르토 몬트의 앙헬모 시장
대개 요리와 해물 숩(킹크랩 한 접시가 더 있다)
앙헬모 시장
바다 사자들
시장을 돌아다니는 바다 사자


크리스마스 시즌인 푸에르토 바라스... 아쉽게도 날이 흐려 활화산을 볼 수 없었다.
푸에르토 몬트로 돌아와 호텔 방에서 바라 본 석양


앙헬모 시장에 가서 25000페소 짜리 대개를 실컷 먹고 나오다 시장을 돌아다니는 바다사자를 보다.

버스를 타고 푸에르토 바라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참을 노닥 거리다.

다시 푸에르토 몬트에서 연어를 노래하는 부산 아저씨네와 연어 1인분과 샐러드를 나눠먹고 돌아온 저녁, 노보텔 호텔에서 지는 태양을 바라다보다.


작가의 이전글 남미 여행일기 1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