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수영의 맛

자유수영 혹은 자습수영

by 김훗날

자유수영을 시작한 이유는 돈이 아까워서였다. 5월은 공휴일이 많았던지라, 휴강이 잦아 수업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갈 수 없었다. 자꾸 흐름이 끊겨버리니, 눈을 뜬 아침이면 침대에 누워 고민했다. ‘오늘은 자체 휴강을 해볼까?’ 그렇게 빼먹었다. 5월을 며칠 안 남겨두고 출석일을 셈해보니 고작 3번. 월ㆍ수ㆍ금반이라 제대로 했다면 최소 10번 넘게 갔어야 하는 시점이었다. 이대로 괜찮을까?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돈. 내 돈.. 내 돈!!! 강습료로 7만원 가까운 돈을 냈으니까 1회 수업당 2만원이 넘는 꼴이었던 것이다. 이럴 수는 없다. 수업 없는 날 자유수영이 가능하다고 하니, 가자. 가서 씻기라도 하자! 이렇게 5월 말. 나는 자유수영을 시작했다.


나는 자유다. 초급 레인만 넘어가지 않으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발차기, 숨쉬기,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킥판과 함께하니 두려움이 없었다. 운동하는 시간도 내 마음대로다. ‘음~ 좀 힘든걸’ ㅡ 휴식. 혹은 출수. 샤워장으로 가버린다. ‘역시 나는 “자유”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며 자유수영에 빠져들었다.

앞에 언급한 내용으로 봐서 오해는 안 하시겠다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일러둔다. 나의 자유수영은 멋지게 턴. 돌고 돌고 또 돌고가 아니다. 자유로운 수영. “자유”에 방점이 찍힌, 용어에 충실한 수영이었다.


오늘 아침에도 자유수영하러 갔다. 어젯밤 자기 전 일요일 문 여는 수영장을 미리 확인하고, 일어나자마자 주섬주섬 옷을 입고 차 시동을 걸었다. 20km 넘는 거리를 달려, 옆 도시에 위치한 수영장에 갔다.

자유수영을 시작한 지 2개월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자유수영을 대하는 내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초기> 못 간 레슨, 자유수영으로 본전 찾자.

<중기> 꺄~ 나는 자유다. 내가 좋아하는 수영장 물놀이~ 유후!!

<후기-현재> 내가 잘 안 되는 게 뭐였더라? 선생님이 지적했던 거 자유수영 가서 연습해야지.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내가 한층 성숙해진 거 같아 뿌듯하다. 호호호)


이제 나에게 자유수영은 자습수영이다. 학창 시절 자습을 하듯이 선생님이 알려주신 내용을 복습하는 것. 잘 안 풀리는 문제를 잡고 끙끙대는 것. 그러다 풀어버리는 것! 내 맘대로 수영하지만 제멋대로 풀어져 있는 마음이 아닌 짜임새 있는 마음가짐으로 한다.


마음이 변한 계기? 그건 아마도 다른 수린이들의 기록을 본 것인 듯하다. 많은 분들이 오늘 얼마나 연습했는지, 뭐가 어려운지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남기고 있었다. ‘아! 나처럼 하는 게 아니었구나. 나는 수영을 잘하고는 싶은데 노력하지는 않았어…’ 공짜는 없는데, 공짜를 바랐던 것이다. 지속가능한 수영을 위해서 아~~ 주 진지해지지는 않을 것이나, 실력 향상을 위해서 약간의 진지는 필요하겠다 싶었다. 주말에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면서 감을 조금씩 잡아가는 즐거움도 마음 변화에 한몫했다.

그렇게 자유수영을 꾸준히 해서 실력이 좋아졌는지,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굿~”이라는 말도 들었다. 당장 일어나 폴짝 뛰고 싶은 걸 참고 팔을 젓고 발을 차 앞으로 나아갔다.

수영을 즐기는 마음에 공부하는 마음을 추가해 본다.

수능 만점자가 말하는 만점 비결이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고, 반복 또 반복하는 것. 그리고 어려운 문제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한다. 내가 뭐 대단한 걸 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 학생들과 같은 마음으로 수영을 배우고 익히다 보면 언젠간 나도.. 인어가 되겠지.


되겠지? 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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